미사와 가즈코 프로듀서 방한
"'가족 게임'과 '실락원' 등 연출 80~90년대 대표 감독
해외 인지도는 낮아... 제 사후 50년 뒤에도 봤으면"
서울 중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일본 감독 모리타 요시미쓰(1950~2011)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비슷한 것들’(1981)과 ‘가족 게임’(1983), ‘소레카라(그 후)’(1985), ‘하루’(1996), ‘실락원’(1997) 등 8편이 24일까지 상영된다. 모리타 감독은 1980~90년대 일본 영화를 대표한다. 회고전을 맞아 모리타 감독의 부인 미사와 가즈코 프로듀서가 서울을 찾았다. 지난 18일 오전 중구 한국일보에서 만난 미사와 프로듀서는 “한국 관객들이 영화 상영 후 제게 소감을 말해줄 정도로 반응이 좋아 기쁘다”고 말했다.
모리타 감독은 8㎜ 영화로 연출 이력을 시작했다. ‘자주영화’라 불리던 독립영화였다. 연출과 촬영 편집 등을 홀로 다 하며 영화 세공술을 익혔다. 그는 ‘비슷한 것들’로 주류 영화계에 입문했다. 한 가족을 통해 일본 현대사회를 냉소적으로 짚은 ‘가족 게임’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발돋움했다. ‘우린 급행 A열차로 간다’(2011)까지 코미디와 멜로, 사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장편영화 27편을 만들었다. 일본사회의 단면과 인간의 욕망을 생생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사와 프로듀서는 8㎜ 시절 마지막 작품부터 모리타 감독과 일해왔다. 그는 “고교 시절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들을 좋아했다”며 “친구 소개로 모리타 감독의 실험적 8㎜영화를 본 후 천재라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미사와 프로듀서는 모리타 감독과 영화사 뉴스코포레이션을 설립해 영화를 제작해 왔다. 언론사에나 어울릴 만한 회사명은 “모리타 감독이 독단적으로 정한 것”이다. 미사와 프로듀서는 “영화에 새로운 정보를 담아내겠다는 뜻이 있다”며 “뉴스(NEWS)는 동서남북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서 누구보다 빨리 내가 먼저 (어떤 내용을) 다뤄보겠다는 정신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이 슌지 감독 등 지금 활동 중인 여러 일본 감독들이 모리타 감독 영화를 보고 연출의 꿈을 키웠고, 모리타 감독은 일본인이면 누구나 알 만한 인물”이지만 그에 대한 일본 밖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미사와 프로듀서는 “1980~90년대는 일본 영화 침체기라 영화사들이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어서 모리타 감독 영화의 해외 소개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사와 프로듀서는 “오즈 야스지로(1903~1963) 감독의 사례를 보며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오즈 감독은 홈드라마는 안 먹힌다는 이유로 해외 진출이 이뤄지지 않아 낙담했으나 사후 세계적인 감독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제가 죽은 후 50년 뒤라도 모리타 감독 영화를 봐주시는 분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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