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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 정상회의에 ‘기후 악당’ 중국·미국은 없었다… “지옥문 열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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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 정상회의에 ‘기후 악당’ 중국·미국은 없었다… “지옥문 열린 것”

입력
2023.09.21 15:19
수정
2023.09.21 15:4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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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 “진지한 지도자만 연설 허락” 약속
“부국, 우크라이나 전쟁만 관심”… 개도국 성토

20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 총회의 부대행사인 '기후 야망 정상회의'를 주재한 안토니오 구테흐스(가운데) 유엔 사무총장이 한 참석자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20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 총회의 부대행사인 '기후 야망 정상회의'를 주재한 안토니오 구테흐스(가운데) 유엔 사무총장이 한 참석자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후변화 대응 행동 논의를 위한 특별 정상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탄소 배출량 1위인 중국과 2위 미국 정상은 초청받지 못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 기후 행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지도자에게만 연설 기회를 주겠다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약속에 따라 중국과 미국은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 정상에게 참석 의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총회에 2년째 참석하지 않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정상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의 불참은 산업화한 나라들의 기후 대응 의지에 대한 의심을 키웠다”고 논평했다.

“우크라보다 기후가 더 큰 글로벌 위협”

회의는 개발도상국의 성토장이었다. 선진국에 비하면 지구 온난화에 대해 책임질 일이 별로 없는데도 피해는 온전히 뒤집어쓰고 있다는 불만이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이들은 서방의 경제적 지원이 우크라이나로 쏠리는 것에도 분노한다.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미아 모틀리 총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수 있는 것처럼 기후변화에 대한 토의도 가능하다“며 “세계적으로 더 많은 생명을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기후변화가 (우크라이나 문제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기후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문제가 핵심 의제인 안보리 회의와 같은 시간에 열렸다.

개빈 뉴섬(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0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 총회의 부대행사인 '기후 야망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개빈 뉴섬(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0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 총회의 부대행사인 '기후 야망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가장 큰 박수 받은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

이날 회의에서 가장 커다란 박수를 받은 연사는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다. 화석연료 생산자와 용감하게 맞선 덕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그는 “기후 위기는 복잡할 것 없이 화석연료의 위기”라며 “수십 년간 석유 산업이 사람들을 기만하고 바보 취급했다”고 역설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회의 개회사에서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며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했다. 그는 “화석연료로부터 이익을 챙기려는 탐욕 탓에 낭비한 시간을 만회하려면 서두르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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