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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응수타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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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응수타진의 중요성

입력
2023.09.22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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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박지현 4단 백 이창호 9단
본선 16강 <3>

3보

3보


5도

5도


6도

6도

상대방이 어떻게 행동할지 물어보는 것을 바둑용어로 ‘응수타진’이라 부른다.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자신의 작전을 선택하는 기술로, 상당히 고급 작전에 속한다. 응수타진의 기술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일상생활에서도 사용되곤 한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제안하는 비즈니스 상황이 대표적이다. 질문을 던져 상대의 의사를 파악한 후 알맞은 타협책을 제시해 설득하는 방법이다.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전에 시제품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시연회나 팝업스토어 역시 일종의 응수타진이라 할 수 있다.

백1은 어정쩡한 행마. 다음 수가 쉽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창호 9단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자리다. 프로의 대국에선 일반적으로 다음 행마가 잘 안 보인다면 안 좋은 상황일 확률이 높다. 백3, 5 역시 마찬가지. 이창호 9단이 두터운 흑의 세력권 안에서 길을 잃었다. 백7, 11은 최강의 버팀. 이때 박지현 4단이 약간의 시간 소비 후 흑12로 강하게 붙여갔다. 우하귀 백돌 다섯 점이 미생인 점을 이용한 응수타진. 백이 백13으로 받자 준비돼 있었다는 듯 흑14, 16의 초강수가 놓인다. 백은 일단 5도 백1, 3으로 버텼어야 할 자리. 흑6까지 하변이 깨졌지만 백7, 9의 역습을 노려야 했다. 실전 백19 역시 조금 더 복잡하게 버틸 수순을 놓친 한 수였다. 6도 백1의 응수타진을 통해 백3, 5로 버티며 중앙 대마 사활 승부로 이끄는 것이 흑의 입장에선 훨씬 부담스러운 진행. 실전 백27, 29의 사석작전은 언뜻 깔끔해 보이나 실리 손해가 컸다. 이와 동시에 승부 역시 흑에 크게 기운 모습.

정두호 프로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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