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공항 통해 귀국
아시안게임에서는 바르심과 경쟁
"2m33 1차 시기에 넘어 주도권 잡겠다"
"트로피가 생각보다 엄청 무겁네요. 7∼8㎏는 되는 것 같아요."
한국 최초로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한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금의환향했다.
우상혁은 19일 다이아몬드 모양의 트로피를 들고 특유의 미소를 띠며 인천국제공항을 통과했다. 입국장에는 100여명의 팬들이 모여 우상혁에게 박수를 보냈고, 우상혁은 밝은 표정으로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팬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우상혁은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5를 넘어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육상 최초의 대회 파이널 진출이자 첫 우승이었다. 2m35는 우상혁이 2021년 도쿄 올림픽(4위)과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2위)에서 작성한 한국 실외 경기 최고 기록과 타이로, 우상혁의 이번 시즌 개인 최고기록이기도 하다.
우상혁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해 출국했다가 거의 한 달 반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며 “세계선수권에서 6위에 그쳐 아쉬웠지만 (해당 대회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은 것이 파이널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이번 여정을 돌아봤다.
그는 인터뷰 내내 트로피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우상혁은 “어릴 적 매일 새벽 유튜브를 통해 다이아몬드리그를 봤다. 나도 언젠가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뛰는 것을 꿈꿨다”며 감회에 젖은 뒤 “우승은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어릴 적 꿈을 이뤄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상혁의 다음 목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그는 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귀국 후 곧바로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한다. 우상혁은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땄으니 이번에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며 “시차 적응을 끝낸 뒤 다음주 중국으로 떠나 대회에 임할 계획이다. 많은 분들이 체력을 걱정하는데 전혀 힘들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 시즌 2m35를 넘기 위해 20~30번은 도전했다”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 높이를 넘었는데, 이 기운이 그대로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아시안게임에는 현역 최고 점퍼이자 우상혁의 라이벌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도 출전한다. 바르심은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그만큼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상혁은 바르심과의 ‘빅매치’를 앞두고도 특유의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이번 시즌을 돌아보면 전체적으로 2m33의 1차 시기가 고비인 것 같다. 2m33을 1차 시기에 넘으면 이후로는 내가 경기를 주도할 수 있다”며 “그 동안 바르심과의 대결에서 내가 주도권을 쥔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내가 (2m33을 먼저 넘어)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우상혁은 진천선수촌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마치고 27일 결전지인 중국 항저우로 떠난다. 이번 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다음달 4일 열린다. 만약 우상혁이 아시안게임 정상에 서면 2002년 부산 대회의 이진택 이후 21년 만에 한국에 높이뛰기 금메달을 선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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