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라브로프 모스크바서 최신 외교정보 교환
"패권주의 대두에 중러 협력 강화" 미국 견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만나 양국의 각별한 연대를 재확인하고 전략적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중국은 최근 몰타에서 열린 왕 부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담 결과를, 러시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주 러시아 방문 결과를 각각 공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왕 부장에게 김 위원장 방문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러시아 외무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행이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안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일"(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과 러시아가 불법 무기 거래를 할 가능성이 큰 만큼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8일 "일부 서방 언론이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의 러시아 방문 시기가 맞물린 것을 두고 중러북 3자 연대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한다"며 "서방의 탄압에 직면한 국가들을 싸잡아 세계를 위협하는 집단적 권력의 축으로 낙인찍으려는 의도"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물밑에선 북한과 중국의 전략적 소통 수준이 깊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왕 부장은 설리번 보좌관과 16, 17일 12시간에 걸쳐 회담한 내용을 라브로프 장관과 공유했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회담에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견제를 위한 양국 연대가 심화하는 흐름이 재확인된 것이다.
왕 부장은 "중국과 러시아는 자주 외교를 추구하며 양국 간 협력은 제3자를 겨냥하거나 간섭하지 않고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권주의와 진영 대결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미국을 겨냥한 표현으로 해석됐다. 러시아 외무부도 "미국의 반(反)러시아·중국 행보와 관련해 러시아와 중국이 긴밀한 입장에 있는 점에 주목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왕 부장과 라브로프 장관이 몰타 회담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결과를 공유했다는 내용은 중국 정부 발표에선 빠졌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과 러시아의 뒷배'라는 서방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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