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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 눈치 보는 동남아…중국 반체제 인사 체포해 어딘가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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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 눈치 보는 동남아…중국 반체제 인사 체포해 어딘가로 보낸다

입력
2023.09.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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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서 체포된 중국 인권변호사 추방
"몇 해 사이 동남아 지역 내 체포 22건"

지난 7월 라오스에서 미국으로 도피하려다 현지 경찰에 붙잡힌 중국 인권변호사 루시웨이. 국제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 제공

지난 7월 라오스에서 미국으로 도피하려다 현지 경찰에 붙잡힌 중국 인권변호사 루시웨이. 국제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 제공

정부의 정치적 탄압을 피해 동남아시아로 탈출한 중국 반체제 인사들이 현지 사법 당국에 체포된 뒤 중국으로 송환되거나 행방불명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의 ‘차이나 머니’(중국 자본) 의존도가 커지면서 중국의 심기를 살피는 탓이다.

국경 넘는 중국 반체제 인사 검거

1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라오스 정부는 중국 인권변호사 루시웨이(50)를 중국으로 추방했다. 그는 10년 이상 중국 인권활동가와 반정부 인사들을 변호하다 2년 전 변호사 활동을 금지당했다. 이후 베이징에서 가택연금당했던 그는 올해 7월 국경을 넘어 라오스로 탈출했다. 태국으로 이동해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 했지만, 라오스 경찰에게 체포됐다.

친중국 성향의 라오스 정부는 루시웨이에게 불법 입국 혐의를 적용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 공안 당국이 배후에 있다고 본다. 유엔 산하 '강제 실종 실무그룹'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석방을 요구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지난 7월 라오스에서 라오스 경찰이 중국 인권운동가 루시웨이(오른쪽)를 체포하자 또 다른 활동가가 경찰과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 영상 캡처

지난 7월 라오스에서 라오스 경찰이 중국 인권운동가 루시웨이(오른쪽)를 체포하자 또 다른 활동가가 경찰과 말다툼을 벌이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 영상 캡처

올해 6월에도 중국 비평가 양저웨이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사라졌다가 최근 중국에서 목격됐다. 중국 반정부 인사들의 실종을 감시하는 비영리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의 피터 달린 국장은 미국의소리(VOA)에 “최근 수년간 동남아 전역에서 중국 반체제 인사가 체포되거나 실종된 사례는 드러난 것만 최소 22건”이라며 “이 가운데 6명이 라오스에서 붙잡혔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서 커진 중국 입김 영향"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시진핑 정부에 비판적인 출판 활동가 구이민하이는 스웨덴 국적을 취득한 뒤 2017년 태국에 갔다가 불법 입국 혐의로 구금됐고 지금까지 실종 상태다. 반중국 인사 두광핑 역시 베트남에서 체포된 뒤 행적이 묘연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등으로 탈출한 중국인들 중 서방으로 ‘안전한 망명’에 성공한 이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2016년 홍콩에 중국 출판 활동가 구이민하이(왼쪽)의 실종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2016년 홍콩에 중국 출판 활동가 구이민하이(왼쪽)의 실종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중국 인권활동가들이 육로 이동이 쉬운 동남아를 피난처로 삼은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체포와 실종 사례가 늘어난 것은 중국 입김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미얀마ㆍ라오스ㆍ태국 등 메콩강 권역국가들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거점 지역으로 삼고 도로ㆍ댐 등 인프라 구축사업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이 절대 부족한 이 국가들은 자금 지원이 끊기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 설립자 밥푸는 “중국은 동남아 국가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이용해 박해받는 소수민족이나 반정부 인사를 체포하고 중국으로 돌려보내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동남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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