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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송강호의 고백 "열등감 생길 때 있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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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송강호의 고백 "열등감 생길 때 있어" [인터뷰]

입력
2023.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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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거미집'으로 스크린 복귀
"내 외모, 동네 사람 같은 느낌"

송강호가 '거미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가 '거미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는 칸영화제에서 남자배우상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배우다. 그러나 그 역시 자신의 작업물을 늘 사랑할 수는 없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송강호의 이러한 모습은 '거미집' 속 김열 감독에게도 녹아들었다.

송강호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으로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선배 영화인 송강호의 책임감

송강호가 선배 영화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가 선배 영화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는 '거미집'이 신선하고 영화적인 느낌이 강한 작품이라고 했다. 메가폰을 잡은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에게 여행 전 느끼는 설렘을 안기는 연출자다.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님은 25년 전이랑 지금이 똑같다. 감독님이 이번에는 어떤 변주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지 생각하게 된다.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동시에 설렌다. 늘 설레는 맘으로 감독님을 만나 작업했다"고 밝혔다. 배우로서 '거미집'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고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송강호가 가진 선배 영화인으로서의 책임감은 매우 뚜렷하다. 송강호는 '이번 영화로 천만 관객을 넘겨 봐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대신 후배들에게 가치 있는 작품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결과가 실패하더라도 선배의 태도로 의미가 있는 듯하다. '끊임없이 새로움에 대한 탐구나 발자취를 남기려고 애를 쓰고 계시구나'라는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게 중요한 지점인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거미집'으로 만난 배우들

송강호가 '거미집'으로 만난 배우들을 언급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가 '거미집'으로 만난 배우들을 언급했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거미집'은 故 김기영 감독을 모티브로 주인공을 만들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부정적인 묘사를 통해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제작사는 "묘사된 주인공은 시대를 막론하고 감독 혹은 창작자라면 누구나 가질 모습을 투영한 허구의 캐릭터"라고 설명한 바 있다. 송강호 또한 인터뷰를 통해 "1970년대 초의 수많은 한국 영화 현장과 수많은 선배 거장 감독님들의 작품 전체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특정 감독님이나 특정 현장에 대한 얘기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배우들도 그런 인식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거미집'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송강호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그가 바라본 박정수는 새로운 얼굴을 드러냈고 오정세는 다재다능한 면모를 뽐냈다. 송강호는 정우성과 관련해서는 "(작품에 대한) 열정과 정성,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며 "광기에 휩싸인 예술가 연기를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임수정 장영남 전여빈 또한 송강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열 감독과 송강호의 공통점

송강호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는 자신과 김열 감독의 닮은 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속마음도 꺼내 보였다. 그는 "김열은 본인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가도 자괴감에 빠진다. 모든 예술가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열 감독에는 송강호의 모습도 녹아 있다. 송강호는 "걸작을 찍어도 자괴감이 들거나 열등감이 생기고 재능에 대한 확신이 안 생길 때가 있다. 그런가 하면 '나 왜 잘하지' 싶을 때도 있다.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김열과 같다"고 털어놨다.

얼굴은 송강호에게 배우로서 갖고 있는 좋은 무기 중 하나다. 그는 자신의 외모가 친근함을 자아내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네 사람 같은 느낌 때문에 감독님들이 부담 없이 캐스팅하지 않나 싶다. 관객들에게 외모가 먼저 보이는 게 아니라 인물이 다가가게끔 할 수 있는 듯하다"고 밝혔다. 친근한 매력으로 사랑받아온 송강호는 오늘도 '소박하게, 늘 끊임없이 새로움을 향해 한 발자국이라도 내딛는 배우'를 꿈꾸는 중이다.

송강호가 출연한 새 영화 '거미집'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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