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광수단, MZ 조폭 사건 전담 수사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차량 범죄 영향
조폭 주류 '또래 모임' 연관성도 대상에
경찰이 '강남 롤스로이스' 사건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이른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조폭'을 뿌리 뽑기로 했다. 이미 검찰 수사에서도 실체가 확인된 젊은 폭력배들은 '또래 모임'으로 불리는 정기회합을 통해 세를 과시하고 범죄를 모의하는 등 조직폭력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18일 "일선 경찰서에서 진행 중인 모든 MZ 조폭 사건을 취합해 집중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폭 개입 여부와 자금출처 부분은 강력범죄수사대가, 코인 사기 등 금융범죄 수사는 금융범죄수사대가 나눠 맡는다.
최근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한 잇단 차량 범죄가 경찰이 결단을 내린 배경이 됐다. 지난달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받은 신모(28)씨가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크게 다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여론은 구호조치를 하지 않는 등 신씨의 무책임한 행동 못지않게 20대에 불과한 피의자가 고급 외제차량을 탈 수 있던 이유를 궁금해했고, 그가 "2030세대가 주축인 조폭에서 활동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신씨가 온라인 도박과 코인 사기 등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검찰은 신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1억 원 상당의 현금을 범죄 수익금으로 보고 있다.
이달 11일 발생한 '강남 람보르기니' 사건도 비슷했다. 도로에서 흉기로 행인들을 협박한 홍모(30)씨 역시 고가의 람보르기니 차량을 몰았는데, 그가 "신씨와 선후배 관계로 함께 조폭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경찰은 이들을 비롯한 젊은 조폭과 또래 모임의 연결고리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이 올 3~7월 검거한 1,589명의 조폭 절반 이상(919명·57.8%)이 30대 이하 조직원으로 나타나는 등 MZ세대가 조폭세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들은 소속이 달라도 나이가 비슷하면 모임을 결성해 온·오프라인으로 만나 정보를 공유하는 등 범죄를 목적으로 느슨한 결사체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6월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 난동 사건을 일으켜 조직원 39명이 무더기 검거된 전국구 폭력조직 수노아파도 젊은 조폭들이 주범이었다.
경찰은 온라인 소통망을 전수조사하는 등 신흥 범죄의 발원지로 부상한 또래 모임을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밝혀진 정황은 없지만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사건 피의자들이 또래 모임과 무관하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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