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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김태우 사면' 논란에 "대법 판결 과도한 비난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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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김태우 사면' 논란에 "대법 판결 과도한 비난 부적절"

입력
2023.09.17 23:17
수정
2023.09.1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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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9쪽 분량의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 제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엔 "공적 폄훼 어려워"
가족회사 비상장주식 누락 "송구하다" 사과
이념 성향 묻는 질문엔 "원칙주의자" 자평도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의 대법원 판결 관련 여권 비판이 제기된 것을 두고 "대법원 판결에 대해 과도한 비난을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후보자는 17일 국회에 제출한 939쪽 분량의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 판결 3개월 만에 사면된 것 관련 '대통령이 사법부 판결을 사실상 훼손한 것 아니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구청장은 올해 5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돼 구청장 직을 상실했지만,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김 전 구청장에 대한 확정판결이 나자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라 수긍하기 어렵다"(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거나 "사법부의 흑역사"(박대출 정책위의장)라는 등 대법원 판단에 비판이 잇따랐다. 이날 국민의힘 경선에서 본인 궐위로 발생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로 선출된 김 전 구청장 역시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정치적 판결로 구청장직을 강제 박탈당했다"고 법원 판결을 비판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우선 "특정인에 대한 대통령의 헌법상 사면권 행사의 당부에 대해 대법원장 후보자로서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최근 일부 정치인이 사면 대상이 된 대법원 판결에 대해 과도한 비난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첨언했다.

이 후보자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 일부 현안에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20년대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나, 국제적으로 공산주의자들이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경향이 있었던 당시 실정을 고려할 때 이를 가지고 홍범도 장군이 세운 공적을 폄훼하기는 어렵다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불거진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선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송구하다"며 "경위를 불문하고 비록 결과적인 것일지라도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처가가 운영하는 가족 회사의 10억 원 상당 비상장주식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

누락 사유에 대해선 "가계에 무심했던 터라 보유 사실을 한동안 잊고 지낸 점이 재산 신고를 누락하게 된 큰 원인"이라면서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정한 절차에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농지법 위반·부동산 투기 의혹을 두곤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한 법관의 부동산·주식 투자 관련 질의엔 "법관으로서 공정성과 청렴성에 지장을 주는 행위가 아닌 한 법관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한다는 이유로 비난받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이념 성향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적으로 보수나 진보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굳이 따지자면 원칙주의자"라고 자평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19, 20일 열린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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