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내년 수출물류비 23억 지원중단
대체 사업 못찾고...농가에 자부담 '폭탄'
신품종 개발? "최소 10년 걸리는 사업"
충남도 농산물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협약에 따라 내년부터 정부나 지자체가 하던 '수출 농산물 물류비 지원 사업' 중단이 일찌감치 예고 됐지만, 도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다른 시도도 비슷한 분위기여서 지난해 최대치를 기록한 국내 농산물 수출 역성장도 우려된다.
20일 충남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수출 농가에 대한 수출 물류비 지원이 폐기된다.
충남도 관계자는 “2015년 세계무역기구(WTO) 나이로비 협정으로 농가 수출 물류비 지원이 불가능해진다”며 “그에 상응하는 대체 지원책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로비 협약은 WTO 회원국들의 공정한 수출 경쟁을 위해 보조금을 폐기하기로 한 것으로, 2015년 당시 한국은 올해까지 8년간 적용 유예를 받았다.
전국 지자체가 농산물 수출의 포장재 지원, 해외시장 개척ㆍ공동 마케팅 등 수출 관련 사업을 벌인 가운데 물류비 지원은 빠지지 않던 사업이다. 충남도의 경우 올해 농산물 수출 관련 사업비 44억 원 중 절반이 넘는 23억 원이 수출 물류비 지원에 쓰였다.
포도를 수출하는 한 농장주는 “내수와 달리 수출품에 대해선 포장 등 각 단계에서 더 큰 비용이 들지만, 수출 단가의 15%를 차지하는 물류비 지원이 제일 큰 도움이 됐다”며 “이게 없어지면 내년부턴 수출을 포기하겠다는 농가도 나오고 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충남도가 가만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류비 지원 대체 사업으로 신품종 육성 사업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농가 반응은 싸늘하다. 수출 경쟁력을 갖춘 신품종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지만, ‘대박’ 품종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그 후 과정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한 원예육종 전문가는 “한 농산물이 수출 상품으로 인정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된다”며 “신품종을 육성 후 품종 등록, 농가 재배, 수출까지 하려면 최소 10년의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충남도 농수산물 수출 역성장이 점쳐진다. 지역에서 많이 생산하는 딸기 등 신선 채소와 배 포도 등 과실류 등 주요 수풀 품목들이 주요 시장을 놓고 일본산과 다투는 경우가 많고, 엔저로 일본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지속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지난해 배 포도 밤 딸기 쌀 등을 주요 품목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3,100만 달러(약 412억 원)어치의 농산물을 수출했다. 농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농림축산식품 수출액도 지난해 88억2,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가들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인건비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천안포도영농조합법인 박용준(59) 대표는 “선별 포장은 숙련자가 해야 수입국 통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데, 숙련된 일꾼의 인건비가 비싸다"며 “수출농가에 선별 포장 인건비를 직접 지원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인건비 지원은 WTO 협정 위반소지가 있어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주진하(예산·농해수위) 도의원은 “농사는 긴 시간을 투자해서 결실을 맺는 만큼 도가 예측 가능하고, 지속성장 가능한 중장기 수출 농업 전략을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며 "예산 심의 때 자세하게 파악해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