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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총리 해임'까지… 대여투쟁 수위 높이는 민주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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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총리 해임'까지… 대여투쟁 수위 높이는 민주당, 왜?

입력
2023.09.18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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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해임·수사외압 특검·검사 탄핵 등 결의
총리 해임 성사 사례 없어… 정치적 의도 커
여야 대화로 '이재명 단식' 출구 모색 가능성
119까지 불렀지만… 이재명 단식 의지 완강

17일 단식 중 건강이 악화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투입됐던 구급대원들이 빈 들것을 끌고 당 대표실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단식 중 건강이 악화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투입됐던 구급대원들이 빈 들것을 끌고 당 대표실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엔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윤석열 정권의 전면적 국정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면서다. 17일로 18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요구사항과 맞닿아 있어 총리 해임보다 여권과 대화를 통한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은 "막장 투쟁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고 일축하고 있어 민주당의 대여 강경 투쟁이 효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총리 해임, 내각 총사퇴 요구한 민주당

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긴급 의총을 열고 △내각 총사퇴 요구 △한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순직 해병 수사외압 특검 △검사 탄핵 등이 담긴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 이 중 핵심은 한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이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 단식을 시작하면서 내걸었던 전면적 국정쇄신·개각 등의 요구와 맞닿아있다.

일부 부처 개각에도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이 대표의 단식 장기화에도 답이 없는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민주당에선 검사 탄핵 추진 등은 민생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를 지렛대 삼아 여야 간 대화가 이뤄진다면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내일(18일 본회의)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역대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추진 사례 그래픽=김문중 기자

역대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추진 사례 그래픽=김문중 기자


역대 총리 해임안 모두 무산… '정치적 메시지' 가능성

역대 국회에서 제출된 8건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처리 결과를 보면 모두 처리시한 만료로 폐기됐거나 표결에서 부결됐다. 그나마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이완구 전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추진하던 도중 이 전 총리가 자진사퇴를 한 사례가 그나마 정치적 목적을 이룬 경우다. 이를 감안하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한 총리 해임도 실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소야대 구도를 활용해 박진 외교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했지만, 윤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여권도 민주당의 요구를 일축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렇게 막장 투쟁을 일삼으면 그 피해자는 대통령이겠나, 여당이겠나, 결국 국민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내각 총사퇴와 총리 해임은 도저히 대한민국 공당의 요구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이라며 "그로테스크하다"고 비꼬았다. 이에 총리 해임과 내각 총사퇴가 민주당의 실질적인 의도가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 18일차인 17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 앞에 단식 중단을 촉구하던 당직자들이 앉아 있다. 이한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단식 18일차인 17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 앞에 단식 중단을 촉구하던 당직자들이 앉아 있다. 이한호 기자


'18일째 단식' 이재명... 문 전 대통령이 나설까

여야가 출구 없는 대치 속에 이 대표는 18일째 단식을 이어갔다. 의료진은 이날 오후 이 대표를 진단한 뒤 "즉시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며 입원을 권유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구급대를 부른 뒤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권유했으나, 이 대표는 거부했다. 구급차는 1시간 가까이 국회에서 대기하다 철수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긴급히 입원해야 한다는 의료진 소견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지만, 여전히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지도부 의원들이 계속 이 대표를 설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출신인 김원기, 임채정,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만류에 나섰다. 이들은 당에 "이 대표를 강제로라도 중단시켜야 한다"고 권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쓰러져 실려나가지 않는 한, 정부와 여당의 전향적인 반응이 단식의 출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주 최고위원회의 발언과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단식 중단과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김 대표 등 여권 지도부는 현재까지 이 대표의 단식장을 찾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는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서울을 찾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문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세인 기자
김정현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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