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청천 장군 외손, 이상룡 선생 증손 등
"홍범도가 빨갱이면 지청천도 마찬가지"
"홍범도 장군을 빨갱이라고 규정한다면, 충칭 임시정부 광복군 총사령관이었던 지청천 장군도 빨갱이라는 얘기입니다."
건국훈장 대통령장 서훈자인 지청천(1888~1957) 장군의 외손자인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이 정부의 독립유공자 흉상 철거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군의 정통성을 말하다' 토론에서 외조부인 지청천 장군의 일생이 홍범도 장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 전 관장은 "할아버지 역시나 독립운동이 여의치 않아 소련 땅으로 옮기셨는데, (정부 말대로라면) 소련과 협력한 빨갱이가 돼버린다"며 "후손으로서 아주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식민지 경험을 가진 나라 중, 독립전쟁을 뿌리로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며 "대한민국의 뿌리도 광복군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간도 항일운동단체 서로군정서에서 활동하던 지청천 장군은 1921년 소련 이르쿠츠크로 이동해 고려혁명군관학교의 교장을 맡았다. 이후 한국독립군 총사령관, 충칭 임시정부 광복군 총사령관 등을 거쳐, 정부 수립 이후엔 제헌의원과 초대 무임소 장관을 역임했다.
육군사관학교에서 흉상을 철거하려는 시도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왕현종 연세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육사는 공적인 기관이기 때문에 설립 정신을 논하려면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독립영웅 5인의 흉상 철거는 잘못된 처신이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관장, 임시정부 요인 윤기섭 선생의 외손인 정철승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조직위원장,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이상룡 선생의 증손 이항증 광복회 이사 등은 토론 후 육사 정문 앞을 찾아가 바닥에 육사 명예졸업증을 내려놓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육사는 조국을 되찾고 겨레를 살리기 위해 몸과 생명을 바쳤던 신흥무관학교(1919년 만주에 설립된 독립군 양성 학교) 출신 독립투사의 숭고한 호국 정신을 계승할 자격이 없기에 수치스러운 명예졸업증을 되돌려준다"고 밝혔다.
앞서 육사는 2018년 3월 소위 임관식에서 독립운동가 17명의 후손을 초청해 명예졸업증을 수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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