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회담 이틀 만에 루카셴코 방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직후 동맹국인 벨라루스 정상과 만난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왕따’ 처지가 된 러시아가 연일 보폭을 넓히며 우군의 존재를 과시하는 모양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타스통신 등은 벨라루스 국영 벨타통신을 인용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5일 러시아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국제 의제와 지역 문제를 비롯해 산업·농업 등 분야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길을 빌려주고, 또 최근엔 러시아의 전술핵무기를 자국에 배치하는 등 ‘유일한 군사 동맹국’으로 활약하고 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상의 만남 소식은 푸틴 대통령이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4년 5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가진 상황에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13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州)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군사 밀착 가능성을 과시한 북러 정상의 만남에 미국과 세계 각국 언론은 ‘왕따’ 등의 표현으로 비판에 나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서방에서 왕따로 간주하는 두 지도자는 서로를 끝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의 회담 불과 이틀 만에 이뤄지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유럽의회가 그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공범으로 지목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미국 CNN방송은 지적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13일 채택한 결의안에서 벨라루스를 러시아의 ‘위성 국가’로 규정하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적용하는 것과 같은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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