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2023 기후과학 보고서' 발표
2022년 이어 올 상반기도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이상기후로 2030년 6억7,000만 명 기아 위험
올해 상반기에도 전 지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지구가열’로 인한 재난을 막으려면 즉각적이고 전례 없는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지만 국제사회가 이를 위해 세운 목표는 절반도 지켜지지 않았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유엔기후변화협약·세계보건기구 등 18개 기구와 함께 기후변화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2023 기후과학 보고서'를 14일 발간했다. SDGs는 국제연합(UN)이 인류의 복지를 증진하고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정한 17개 목표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시행한다. 보고서는 오는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릴 기후목표 정상회의를 앞두고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신 기후 현황 연구를 분석한 결과 올해 1~6월 화석연료로 인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증가했다. 지난해 배출량이 2021년보다 1% 늘어난데 비하면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됐지만 이는 착시효과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서 항공 이용량과 산업 부문 석유 소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5년 안에 역사상 가장 더운 해(2016년) 기록이 깨질 가능성은 98%에 이르는 상황이다. 2015~2022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8년이었지만 지구가 더 빠르게 가열된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엘니뇨가 시작되는 올해가 그 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후위기를 막을 마지노선인 '1.5도 상승 제한' 목표는 조만간 깨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5년 안에 일시적으로라도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초과할 확률이 66%이기 때문이다. 이를 막으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이상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시 등 기후행동(SDG13)과 수중생물보호(SDG14) 등 목표 대부분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기아종식(SDG2), 깨끗한 물과 위생(SDG6) 등 목표가 이상기후로 크게 위험에 처해 있다고 봤다. 폭염과 태풍 등으로 2030년에는 6억7,000만 명이 기아에 직면할 위기이지만 60%의 국가는 이를 통제할 수문학적 모니터링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예상되는 인명·재산피해를 줄이려면 개발도상국 등에 재해 조기경보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2027년까지 모두를 위한 조기경보 시스템을 확충하면 생명을 구하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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