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사로 떠나보낸 딸… 입양으로 '생이별'
경찰, 주민조회·탐문 수사 거쳐 딸 찾아내
경제적 어려움으로 47년간 떨어져 지낸 엄마와 딸이 극적으로 상봉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 6월 17일 오후 5시 30분쯤 47년 전 헤어졌던 모녀가 다시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엄마 A씨는 당시 사랑하는 남성과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지만, 집안의 강한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했다. 아이를 낳으면 양가에서 결혼을 허락해 줄 거라는 생각에 출산을 결심하고,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끝내 혼인 승낙을 받지 못했다.
홀로 딸을 키워야 했던 A씨는 결국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아이를 아빠에게 맡기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수년 뒤 딸이 너무 보고 싶었던 A씨가 아이 아빠를 찾아갔을 땐 딸이 이미 다른 곳에 입양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만 돌아왔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려 했지만, 도저히 딸을 잊지 못하는 마음에 경찰에 유전자 채취를 의뢰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곧바로 A씨 딸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 아빠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고, A씨가 진술한 딸의 인적사항은 조회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경찰은 주민 조회, 탐문 등 수사를 거쳐 딸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애를 썼다. 기나긴 추적 끝에 마침내 A씨는 지난 6월 경찰서에서 47년 만에 딸을 만날 수 있었다.
경찰청이 지난 11일 공식 유튜브 계정에 공개한 영상에는 모녀의 절절한 재회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오랜 세월이 흘러 딸을 다시 마주한 A씨의 첫마디는 "우리 딸"이었다. A씨는 울음을 터트리며 딸에게 다가가 꼭 안아줬고, "엄마가 미안해"라고 말하며 주저앉았다. 딸은 A씨를 보자마자 오열했고, 주저앉은 A씨의 손을 꼭 붙잡으며 하염없이 소리 내 울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랜 시간 떨어져 계셨던 그분들의 한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어 감사할 뿐"이라며 "길었던 아픔의 시간을 잊고 앞으로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