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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덴 조 "손예진 오랜 팬... 한국 작품 출연하고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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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덴 조 "손예진 오랜 팬... 한국 작품 출연하고파" (인터뷰)

입력
2023.09.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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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파트너 트랙' 주연 배우 아덴 조
K콘텐츠와 사랑에 빠진 한국계 미국인 배우
자연스러운 외모와 내면의 아름다움 추구

아덴 조가 본지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승현 포토그래퍼 제공

아덴 조가 본지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승현 포토그래퍼 제공

넷플릭스 '파트너 트랙'은 지난해 여름 공개된 10부작 미국 드라마다. 이 강렬한 법정 로맨스물을 이끄는 주인공 잉그리드 윤은 한국계 미국인 여성 변호사다. 열정적이고 똑똑한 그는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잉그리드 윤의 삶을 그려낸 배우 아덴 조 역시 실제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 드라마는 헬렌 완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사실 원작의 주인공은 중국계 미국인인데, 넷플릭스가 제작을 맡으면서 한국계 미국인으로 바꿨다.

본지가 단독으로 만난 아덴 조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 잉그리드 윤과 꽤나 닮아있었다.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을 지녔고, 누구보다 큰 꿈을 품고 치열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는 미국에서 20년간 배우 생활을 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아덴 조가 들려준 인생 이야기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흥미로웠다.

아덴 조는 '파트너 트랙'에서 변호사 잉그리드 윤을 연기했다. 넷플릭스 '파트너 트랙' 예고편 캡처

아덴 조는 '파트너 트랙'에서 변호사 잉그리드 윤을 연기했다. 넷플릭스 '파트너 트랙' 예고편 캡처


◆ '파트너 트랙' 속 한국어와 추석 문화

"저는 한국어를 10년간 공부했어요. '파트너 트랙'에서 제가 엄마나 동생에게 한국말을 던지는 부분이 나와요. 실제로도 집에서 엄마와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쓰거든요. 감독, PD와 상의를 해서 그런 장면을 넣었어요.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추석 문화도 나오는데 '추석 때 이것도 먹는다' 하면서 떡이나 전 사진도 보내주고 '잡채는 꼭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했죠. 이런 과정들이 재미있었어요. 미국인들이 갈비찜이나 잡채를 어찌 알겠어요. 준비해서 '이거 맞아요?' 묻는데 노력이 귀여웠어요. 한국 사람이 찍었다면 더 완벽했겠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요. 물론 아쉬운 부분은 있어요. 한국에서 찍어야 한국 특유의 매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아덴 조가 본지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승현 포토그래퍼 제공

아덴 조가 본지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승현 포토그래퍼 제공


◆ K콘텐츠에 빠지다

"저는 좋아하는 한국 작품이 너무 많아요. '응답하라' 시리즈나 '스타트업' '서른, 아홉' '도깨비' '런온' '힘쎈여자 도봉순' '갯마을 차차차' '시크릿가든' '사이코지만 괜찮아' '호텔 델루나' '별에서 온 그대' 등등 다 너무 좋아해요. '응답하라'를 보면서 엄마에게 '한국은 이랬어? 옆집 아줌마가 김치도 주고 된장찌개도 주고 그랬어?' 하고 묻기도 했죠. 심지어 옆집 아이를 자기 아이처럼 사랑해 주잖아요. 그런 것을 드라마로 처음 봐서 신기했어요. 미국은 10대 후반이 되면 혼자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일 자체도 외롭고 나이 들면서 쓸쓸함을 많이 느끼거든요. 아, 영화 '기생충'도 너무 재밌게 봤어요."

◆ K콘텐츠의 매력

"한국 제작진이 대단한 게 러블리한 거나 다크한 거나 뭐든 다 잘 만들어요. '썸바디'나 '더 글로리'는 다크하지만 슬프고 멋지기도 하고 아름다운 모먼트가 있잖아요. 그런 게 신기해요. 미국 드라마도 좋은 게 있지만 느낌이 달라요. (미드는) 워낙 많은 시즌을 가니까 한 스토리를 길게 잡는데, 한국 드라마는 대부분 완결이 있고 보고 나면 재밌다는 느낌이 강하게 남죠. 사람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이유는 자기 인생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인데 기왕이면 여행처럼 재밌게 다녀오면 좋잖아요. 아티스트로서 한국의 감독이나 스태프들을 다 존경하니까 열심히 좋은 작품을 찾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 좋아하는 한국 배우

"제가 처음으로 본 한국 영화가 '내 머릿 속의 지우개'였어요. 20번쯤 봤는데 손예진씨를 너무 좋아해요. 제가 존경하는 배우인데 그녀의 대사를 다 외울 정도죠. 언제 같이 작품을 하면 재밌을 거 같아요. '서른, 아홉'도 봤는데 친구들이랑 많이 공감하며 재밌게 봤어요. 여자의 인생을 잘 보여준 작품 같아요. 배우로서 그런 작품이 탐나요. 스토리텔링이 너무 좋아요.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너무 많은데 멋진 한국 남자 배우랑 작품을 찍으면 어떤 그림일까 궁금하기도 해요. 연기 잘하는 분이랑 한번 해보고 싶어요. '도깨비'의 공유나 이동욱도 좋은데, 저랑 어울리는 배우가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하하. 제 팬들은 주로 미국인들이니까 그들에게 멋진 한국 작품을 보여주고 싶고 새로운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아덴 조가 본지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승현 포토그래퍼 제공

아덴 조가 본지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승현 포토그래퍼 제공


◆ LOVE MYSELF

"저는 여태 찍은 작품들 속 연기를 잘 못 보겠어요. 부족함이 느껴져서요. 하지만 괜찮아요. 언젠가는 저도 잘했다고 느끼는 때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경험이나 자신감이 부족했어요. 여자의 20대가 힘든 거 같아요. 실력도 있고 예쁘고 날씬해야 하고. 옆에서 듣는 말도 많았는데 이제는 처음으로 신경 안 쓰고 있어요. 저는 지금 젊다고 느껴요. 오히려 서른 살에는 급하고 스트레스 받았는데 요즘은 편하고 행복한 기분이 들어요. 스스로 사랑해줘야 진짜 매력이 나오거든요. 남과 경쟁하고 비교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존경하고 사랑해줘야 해요. 주변의 멋진 여자친구들을 보면 '이제 우리의 시대가 왔다'라고 생각해요. 40대에 대박난 여배우도 많잖아요. 저도 좋은 작품을 만나고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해야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에 걱정하지 않아요."

◆ 중요한 두 가지, 일과 음식

"저는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해요. 삼겹살과 김치찌개, 떡볶이, 오돌뼈, 후라이드 치킨을 좋아하죠. 그리고 김밥! 너무 좋아해요. 친구들이 '너 왜 맨날 김밥 먹어?' 하는데 미국에는 맛있는 김밥이 없어요. 어릴 때 인종차별도 당했고 냄새 난다고 하니까 엄마한테 한국 음식을 못 하게 했던 적도 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왜 남들 말에 그렇게 신경썼나 싶어요. 나이 들고 혼자 살면서는 엄마에게 전화해서 미역국 끓이는 법도 물어보고 한국 음식에 대해 많이 물어봐요. 직접 요리해서 먹는 편이죠. 친한 교포 친구가 요리사여서 같이 많이 해보기도 했어요. '엄마 세대가 없어지면 한국 반찬이 없어질 수도 있으니까 우리 이거 배워서 한국의 문화를 키우자'고 얘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일과 음식이에요."

◆ 특별한 자기관리

"전 촬영이 없을 때는 요리하고 밥 먹는 걸 즐겨요. 운동을 진짜 많이 해요. 배우로서 너무 마른 것은 좋지 않다고 봐요. (대중이) 불가능한 미의 기준을 동경하고 그런 몸을 원하게 되니까요. 하루에 고구마 한 개 먹고 사는 것은 제대로 된 인생이 아니죠. 물론 그런 사람들의 삶도 이해하지만 전 그렇게 살 수 없어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거든요. 완벽한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해요. 20대 때는 다이어트를 위해 절식도 해봤지만 살이 잘 빠지지 않아 고민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즐겁고 고마운 마음으로 먹고 다양한 운동을 많이 하면서 기초대사량이 매우 높아져서 살이 많이 찌지 않게 됐어요. 평소에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니고, 촬영하고 일할 때는 전혀 마시지 않죠. 그런데 포차 음식을 좋아해요. 하하. 술을 시키긴 하지만 사실은 음식을 먹으러 가거든요. 포차에서 파는 수제비는 정말 최고예요."

◆ 내면의 아름다움

"어릴 때부터 태권도, 필라테스, 복싱 등 운동을 많이 했어요. '틴 울프'에 출연할 때도 제가 액션을 잘하니까 작가님이 액션 비중을 높여줬어요. 늘 건강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작품을 하게 되면 액션이든 로맨스든 다 하고 싶습니다. 저는 겉모습만 예쁜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내면이 중요하죠. 좋은 에너지가 있으면 좋은 사람들도 온다고 생각하니까요. 제게는 많은 역경과 고난이 있었지만 중요한 시간이라 생각해요. 살면서 많은 경험을 통해 배웠고, 이제야 준비가 됐다고 느낍니다. 힘들었지만 연기를 사랑하니까 계속 했어요. 누구나 인생은 힘들어요. (누군가의 삶이) 겉에선 쉬워 보여도 속은 힘든 것이 있을 거에요. 오히려 그런 것들을 서로 편하게 오픈한다면 용기를 북돋워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저의 어려웠던 시간을 얘기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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