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여당이 용산만 바라보나"... 개 식용 금지 '김건희법' 추진에 뒷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여당이 용산만 바라보나"... 개 식용 금지 '김건희법' 추진에 뒷말

입력
2023.09.14 04:30
0 0

박대출 "김건희법 추진 변함없다" 의지
'법제화' 부정 여론 내부조사 결과에 난감
유승민 "영부인에 천재적 아부" 공개 비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월 7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7월 7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개 식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이른바 '김건희법' 입법 추진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난감한 기색이 엿보인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13일 "김건희법 추진은 변함없다"며 의지를 보였지만, 당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관심 사안'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박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는 '개 식용 종식'을 실천할 때"라며 "국민의힘은 개 식용 금지법을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 법안 심의과정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통과시킬 수 있도록 야당 의원들의 대승적 협력을 바란다"고 했다. 해당 법안을 '김건희법'이라고 칭하며 해시태그까지 붙였다. 박 의장은 지난 1일 의총에서도 "개 식용을 금지하는 관련법, 이른바 '김건희법'이 7건 계류돼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 지도부가 영부인 이름을 붙인 법안을 거론하는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반응도 있다. 동물보호에 대한 김 여사의 지속적 관심을 대외적으로 알리면서 야당과의 입법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효과를 노렸다는 게 당의 설명이다. 이에 한때 개 식용 금지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방안도 검토했다는 후문이다. 국회에는 현재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 '동물보호법 개정안', '축산법 개정안' 등 여야가 발의한 법안 8건이 관련 상임위에 접수된 상태다. 식용 목적 개 사육 금지, 폐쇄 식용 개농장에 대한 지원 등이 담긴 정부 기본계획 수립 등이 골자다.

하지만 최근 내부 여론조사 결과, 입법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한다. 개 식용을 '국가가 법으로 막는 것'에 대한 부정 여론이 과반이었기 때문이다.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고민이 크다. 한 초선 의원은 "개 식용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의 반발 등 고려할 점이 많아 입법에 적극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건국 이래 영부인 이름 딴 법 있었나" 반발

이런 가운데 지도부가 법제화 추진을 공개 확인하자,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다른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법안의 취지는 좋지만, 영부인 행보에 당이 뒤따라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건국 이래 영부인 이름을 딴 법이 있었느냐"며 "당이 용산만 바라보고 여론에는 신경 안 쓰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개식용 금지법을 '김건희법'이라고 명명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을 무슨 신적 존재로 떠받들던 자들이 이제는 대통령 부인에게까지 천재적 아부를 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명색이 헌법기관이라는 사람들이 이런 한심한 작태를 보이니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전체주의'로 퇴보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순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