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당초 계획 뒤집고 "추가 실험 필요"
서대문구·상인 거센 반발, "긍정 효과 분명"
서울시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었던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완전 해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반년 더 미루겠다고 하자 서대문구와 일대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3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일반차량의 진입을 막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과 보행 활동만 허용된 구역을 뜻한다. 연세로는 원래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묶여 있었으나 서울시가 올해 1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시 해제했다. 서대문구와 상인들이 신촌 상권 악화 원인으로 코로나19와 함께 전용지구 지정을 지목하자 한시 해제한 뒤 이 중 6개월간 상권과 교통량 등을 분석해 이달 중 완전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게 당초 시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 입장이 바뀌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달 30일 시의회에서 “상권 매출이 늘었다고 하지만 코로나19 종식 효과인지 차량 통행 효과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며 “실험을 6개월 연장해 더 나은 방향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차량 통행에 따른 분석을 했으니 앞으로 반년간 다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해 통행금지에 대한 분석도 해보겠다는 논리다.
이에 서대문구와 상인들은 승용차 등 일반차량이 다녀야 유동인구가 늘고 상권이 살아난다며 약속대로 이달 안에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해제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차량 통행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분명하다는 근거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구가 서울신용보증재단 등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1~6월) 연세로 일대 유동인구는 778만6,248명이었는데, 올 상반기엔 1,078만8,884명으로 38.6%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연세로 상권 매출은 22%로 오르는 등 서울대입구역(4.1%), 교대역(14.8%), 건대입구역(11.5%) 등 유사 대학 상권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일반차량 통행 이후 평균 시속은 평일 11.65㎞(해제 전 12.30㎞), 주말 11.18㎞(해제 전 11.35㎞)로 교통 흐름엔 큰 차이가 없었다. 구 관계자는 “버스 운행 속도가 시속 10㎞ 이상이면 문제없는 것으로 판단하기로 시와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완전 해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연세대(1,000대), 이화여대(700대) 측과 협의까지 마쳤다며 시가 계획을 바꾸면 행정 낭비가 된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신촌 일대 상인들도 지난달 31일 서울시에 ‘연세로 전용지구 해제 연기 계획에 반대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다시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될 경우 승용차 운전자 등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안전 문제가 대두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김봉수 신촌동상가번영회장은 “차량이 다니지 못하면서 고객층이 대학생으로 한정돼 상권의 다양성이 상실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또 연세로 통행이 재개되면서 골목길 등 이면도로 차량 통행이 줄었고, 보행자 안전성이 오히려 높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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