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전 안산그리너스 대표 재판에
전 국가대표 선수 최태욱도 불구속 기소
프로축구 구단에 입단시키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종걸(60) 전 안산그리너스FC(K리그2)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입단의 대가로 그가 받은 것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고급 수입차량이나 명품 시계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부장 김현아)는 13일 이종걸 전 대표와 배모(44) 전 전략강화팀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고 이후 국가대표팀 코치였던 최태욱(42)씨, 초등학교 축구부 감독 최모(57)씨, 선수 부모인 홍모(60)씨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기소 처분됐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대표와 배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서 기각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선수 두 명 입단 대가로 에이전트 최모(36)씨로부터 현금 1,000만 원과 1,700여만 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수 부모 홍씨에겐 직접 5,000만 원 상당의 벤츠 차량을 받고, 임종헌(57) 전 안산FC 감독에겐 감독 임명 대가로 9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안산FC 전력강화팀장이었던 배씨는 지난해 에이전트 최씨에게 선수 입단 대가로 세 차례에 걸쳐 현금 3,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가대표팀 코치였던 최씨와 초등학교 축구부 감독 최씨는 에이전트 최씨와 공모해 이들 제자였던 선수 입단 대가로 이 전 대표 및 임 전 감독에게 금품을 공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이전트 최씨는 지난달 14일 이 전 대표 등 5명에 총 1억2,900만 원을 준 혐의 등으로 이미 구속기소됐다.
올해 5월 경찰은 이번 사건 단초가 된 에이전트 최씨의 사기 사건을 불송치했으나, 검찰은 계좌추적과 압수수색 등 전면 재수사를 통해 2017년부터 올초까지 K1·K2 리그 프로 축구구단 입단 대가로 금품이 오간 정황을 인지했다. 7월 임 전 감독을 배임수·증재 및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등 4명 처분을 시작으로 이날 이 전 대표까지 총 10명을 기소했다. 다만 배임수재 등이 의심되는 또 다른 에이전트 이모(55)씨는 해외 도피 중으로 기소중지했다.
적발된 안산FC·화성FC 및 연세대·숭실대 감독·코치 등 지도자들은 구단에 입단하는 선수 측으로부터 인사비, 발전기금 등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해온 걸로 나타났다. 검찰은 범행 이익을 추징보전 조치하고 대한축구협회에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 축구선수 중 3.7%만이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무한경쟁 상황에서, 입단의 대가로 금품이 오가는 '선수장사' 실태를 확인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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