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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탄핵 카드’ 꺼낸 공화당 노림수... 트럼프 ‘사법 리스크’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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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탄핵 카드’ 꺼낸 공화당 노림수... 트럼프 ‘사법 리스크’ 맞대응

입력
2023.09.14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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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매카시 하원의장 탄핵조사 지시
'차남 헌터' 비리에 바이든 개입 주장
증거 부족해 공화당서도 '무리' 지적
'공화당 내 강경파 달래기 시도' 해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처방 의약품 비용과 관련한 연설을 한 뒤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처방 의약품 비용과 관련한 연설을 한 뒤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탄핵 군불 때기’에 나섰던 미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실제로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12일(현지시간) 하원의장 직권으로 하원위원회에 바이든 대통령 탄핵 조사를 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차남 헌터의 각종 비리에 바이든 대통령 책임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당장 백악관은 발끈하고 나섰다. “조사 근거가 부족하고, 정치적 목적이 크다”는 게 백악관의 반발 이유다. 내년 미 대선을 위한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압도적 선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잠재우려는 물타기라는 얘기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등 4건의 형사 사건으로 기소돼 끊임없이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도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리턴 매치’ 가능성이 큰 여야 대선 주자가 각각 탄핵 리스크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내년 11월 대선도 극단적 정치 공방 속에 치러질 공산이 커졌다.

'차남 우크라 기업 영입에 바이든 개입'... 수사 무마 의혹도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12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매카시 의장은 하원 상임위원회에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12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매카시 의장은 하원 상임위원회에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매카시 의장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하원위원회에 바이든 대통령 탄핵 조사 개시를 지시했다”며 “지난 몇 달간 바이든 대통령의 부패 행위를 보여 주는 신빙성 있는 혐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제기한 ‘차남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임 시절(2009년 1월~2017년 1월),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의 연봉을 받았는데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지금의 바이든 행정부가 헌터의 탈세 의혹 조사 및 기소를 지연시켰다는 ‘수사 외압’ 의혹도 있다.

매카시 의장은 “미국인들은 연방정부가 정치적 영향력으로 가족의 불법 행위를 덮는 데 이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즉각 반발했다. 이언 샘스 백악관 감독·조사 담당 대변인은 “공화당 하원이 9개월간 조사했는데도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최악의 극단적 정치”라고 깎아내렸다.

'탄핵 조사' 직행... 인용 가능성은 낮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9·11테러 22주기를 맞아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앵커리지=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9·11테러 22주기를 맞아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앵커리지=AP 뉴시스

하원의 탄핵 조사는 일종의 준비 과정일 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는 아니다. 탄핵소추는 통상 ‘하원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매카시 의장도 당초 하원 표결을 거쳐 탄핵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돌연 입장을 바꿔 탄핵 조사로 직행했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를 점한 만큼,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순 있다. 그러나 실제 대통령 탄핵을 위해선 상원에서도 3분의 2 이상이 ‘탄핵 심판’에 찬성해야만 한다. 상원은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매카시 의장의 결정을 “시간 낭비”라고 비난하는 일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무리한 탄핵 시도에 '역풍' 우려도

미국 언론들은 매카시 의장의 ‘공화당 내 강경파 달래기’ 의도로 해석했다. 민주당과의 예산안 협상에서 강경파 의원들이 그의 미온적 대처를 문제 삼으며 의장 해임안까지 거론하자, 탄핵 조사로 절충점을 찾았다는 뜻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바이든 대통령을 흠집 내는 효과도 있다. 미 헌정 사상 재임 기간 중 탄핵 위기에 처한 역대 대통령은 앤드루 존슨, 리처드 닉슨, 빌 클린턴, 트럼프 등 총 4명이다. 다만 탄핵으로 쫓겨난 사례는 없다. 존슨과 클린턴은 하원 가결에도 상원의 부결로 기사회생했다. ‘워터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닉슨은 하원 표결 직전 스스로 물러났다. 트럼프 역시 권력남용, 의회방해 혐의로 두 차례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는데, 상원 부결로 자리를 지켰다. 바이든도 이 리스트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매카시 의장이 ‘무리한 탄핵 시도’라는 역풍에 휩싸일 수도 있다. 미 CNN방송은 “탄핵 조사 착수는 공화당 내 분열을 초래하고 오히려 바이든 대통령한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입소스가 8∼10일 유권자 1,0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줄곧 하락세였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2%로 상승, 올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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