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후지 스피드웨이(Fuji Speedway)에서 여섯 시간에 걸친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의 방점이 찍혔다. 경기 초반, 실수로 인해 선두를 내뒀지만 포기하지 않는 운영, 그리고완벽한 피트 스톱 등 숱한 노력 끝에 선두를 되찾고, 원-투 피니시를 이뤄내 포디엄 최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토요타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FIA WEC 6라운드가 펼쳐지는 후지 스피드웨이의 뒷편, 그랜드 스탠드 뒤에 마련된 이벤트, 프로모션 공간에서 ‘토요타의 열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모터스포츠, 특히 내구 레이스에 뜨거운 열정을 가진 토요타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았을까?
마쯔다와의 협력 전시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건 ‘지분 관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다른 브랜드인 마쯔다(Mazda)와의 협력 전시였다. 엄청 거창한, 또는 화려한 공간은 아니었지만 마쯔다와 토요타의 차량, 네 대가 현장에 전시되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마쯔다의 경우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브랜드의 생존’에 힘을 더했던 787B, 그리고 로터리 엔진을 ‘전동화 기술’에 접목시킨 MX-30 R-EV가 전시됐고, 토요타는 GR010-하이브리드와 함께 프리우스를 기반으로 한 르망 헌정 모델, 프리우스 24h 르망 센테니얼 GR 에디션(Toyota Prius 24h Le Mans Centennial GR Edition)을 전시했다.
787B는 지난 1990년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출전했던 787의 개선 모델이며 1991년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출전해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 최초의 르망 우승을 거머쥔 ‘특별한 역사’를 가진 레이스카다.
먼저 등장한 787는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예선은 물론 결승에서도 좋은 움직임을 과시했으나 결승에서 누유, 화재 등으로 인해 리타이어 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아쉬움을 마주한 마쯔다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프랑스 오레카와 협력해 787B를 개발했다. 경쟁자보다 뛰어난 ‘성능’을 구현한 건 아니지만 규정 및 운영 등을 통해 획득한 가벼운 무게라는 이점을 얻었다.
더불어 787B가 자랑한 높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실제 레이스에서는 ‘내구 레이스’를 위한 운영이 아닌 스프린트 레이스와 같은 공격적인 운영으로 경쟁자와의 간격을 빠르게 줄이며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시간 레이스 속에서 발생된 경쟁자들의 실수, 고장 등으로 인해 기적적인 선두에 오른 특별한 차량이다.
이후 마쯔다는 르망과 관계가 멀어지고, 또 로터리 엔진 역시 예전만 못한 입장이지만 긴 시간이 흐른 지금도 787B는 독특한 사운드와 패션 브랜드 레나운을 위한 리버리로 수 많은 모터스포츠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프리우스 24h 르망 센테니얼 GR 에디션은 최신의 프리우스에 GR010-하이브리드 등에 적용된 각종 디자인 요소들을 절묘하게 조합시킨 차량이다. 실제 고성능, 내구 레이스카들을 떠올리게 하는 라이팅 유닛, 카본 소재의 디테일이 곳곳에 자리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각종 부품들이 더해져 더욱 특별한 매력을 자아낸다. 참고로 프리우스 24h 르망 센테니얼 GR 에디션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네 바퀴에 자리한 휠이다. 이는 GR010-하이브리드의 휠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토요타 디자이너들의 위트를 엿볼 수 있다.
역대 르망 레이스카들의 총집합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올 시즌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의 아쉬운 2위에 머물렀지만 FIA WEC 시리즈 전체에서는 여전히 선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불어 이번의 후지 6시간 내구 레이스에서의 원-투 피니시를 바탕으로 매뉴팩처러 부분 우승을 확정하고 드라이버 챔피언십 부분에서도 ‘우승’을 확정한 상태다. 말 그대로 그 어떤 브랜드보다 ‘내구 레이스’에서 강력한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게 그 어떤 브랜드보다 ‘르망’에서의 반짝이는 순간을 보내고 있는 토요타, 그리고 가주 레이싱이지만 과거 도전의 시대 역시 잊지 않고 ‘계속된 발전’을 준비하고 약속하고 있다. 실제 토요타는 이번 대회에 ‘역대 르망 레이스카’를 모두 전시해 이목을 끌었다.
장시간의 레이스를 치르며 거뭇해진 차체가 돋보이는 지난 시즌의 GR010-하이브리드는 물론이고 그 이전의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행보를 이끌었던 TS050-하이브리드는 물론이고 TS030-하이브리드가 현장에 전시되어 모든 이들의 이목을 끌고, 카메라 셔터 세례를 이끌었다. 특히 별도의 가림막 없이 전시되어 팬들이 더욱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1992년부터 1993년에 활동했던 TS010, 1998년과 1999년에 활동했던 TS020, 1985년의 톰스(Tom’s) 85C 등 다채로운 토요타의 고성능 내구 레이스카들이 함께 전시됐다. 이 시절, 토요타는 ‘성과’를 제대로 얻지는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게속해서 이어지는 도전을 통해 ‘도전의 가치’를 선명히 드러냈다.
게다가 모든 레이스카의 옆에는 강력한 성능을 약속했던 파워 유닛 또한 함께 자리하며 어지간한 ‘박물관’보다 더욱 특별한 관람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수소 시대를 위한 토요타의 준비
내구 레이스, 그리고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대한 의지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토요타는 내구 레이스 및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를 운영해온 ACO와 함께 손을 잡고 ‘수소’를 기반으로 한 내구 레이스의 청사진 역시 함께 공개했다.
실제 전시 현장에는 ACO 측에서 여러 협력사와 함께 개발한 수소 기반의 내구 레이스 청사진, H24를 위한 고성능 레이스카가 전시됐고 그 옆에는 토요타가 선보인 수소 기반의 GR H2 레이싱 컨셉이 함께 전시되어 시선을 끌었다.
더불어 그 옆에는 ORC 루키 레이싱 소속으로 ‘모리조’가 스티어링 휠을 쥐고 슈퍼 다이큐 등에 출전 중인 수소 기반의 레이스카 ‘GR 코롤라 H2 컨셉GR Corolla H2 concept)가 자리해 ‘컨셉의 방향성’을 보다 선명히 드러냈다.
한편 토요타는 향후 다채로운 모터스포츠 영역에서도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 ‘가주 레이싱’의 가치는 물론이고 토요타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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