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출간 머스크 전기에 담긴 관계 악화 전말
"머스크, 게이츠와 만남서 '테슬라 공매도' 따져
게이츠의 기부 제안에 '헛소리'라 일축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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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미국 등에서 동시 출간된 일론 머스크 전기 표지. '스티브 잡스' 전기 등을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이 썼다. AP 연합뉴스
미국 테크업계 거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유명한 앙숙 관계다. 머스크는 그동안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게이츠의 외모를 조롱하는 사진을 올리는 등 그를 향한 적개심을 대놓고 드러내 왔는데 둘 사이가 이렇게 멀어지게 된 것은 게이츠의 테슬라 주식 공매도 때문이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12일 한국·미국 등에서 출간된 머스크의 전기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전기를 집필한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지난해 3월 9일 있었던 머스크와 게이츠의 만남이 둘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고 책에 썼다.
아이작슨이 CNBC에 미리 공개한 구체적 내용은 이렇다. 당시 두 거물의 만남은 "자선 활동과 기후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는 게이츠의 요청을 머스크가 받아들이며 이뤄졌다. 게이츠는 머스크에게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기부를 요청했는데 머스크는 이에 "헛소리"라고 일축하며 '왜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과거 게이츠가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해 15억 달러(약 1조9,900억 원)의 손실을 본 일을 꺼낸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실제로 떨어지면 싼값에 되사 차익을 보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게이츠는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머스크는 분이 풀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머스크는 게이츠와의 만남 뒤 아이작슨에게 "어떻게 기후변화와 싸운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하는 회사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고 한다. "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쓰는 자동차 회사의 실패로 돈을 벌려고 하나. 순전히 위선"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나는 단언컨대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이작슨은 게이츠 역시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 등에 비판적 입장이지만 머스크처럼 악감정이 크지는 않다고 전했다. 오히려 머스크를 두고 "우리 시대에 과학과 혁신의 한계를 밀어내기 위해 그보다 더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다"고 두둔한 적도 있다고 아이작슨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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