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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브랜드가 되다

입력
2023.09.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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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대표이사 겸 총괄 프로듀서, 뉴진스 흥행 '주역'으로 꼽혀
'총괄 프로듀싱' 협업한 방탄소년단 뷔 솔로 앨범도 호평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 대표 이사 겸 총괄 프로듀서 민희진. 어도어 제공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ADOR) 대표 이사 겸 총괄 프로듀서 민희진. 어도어 제공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ADOR) 대표이사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민희진은 이제 K팝 시장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입지전적 인물이 됐다. 물론 SM엔터테인먼트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총괄이사까지 역임한 전례없는 커리어로 업계 안팎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로 꼽혀왔지만, 이제는 K팝 시장을 넘어 전 세계 음악 시장이 그를 주목하고 있다.

그간 헤겔의 '정반합(正反合)' 이론에 기인해 K팝 시장에 새 방향성을 제시하는 결과물들을 만들어온 민 대표는 기존 걸그룹의 이미지를 뒤집은 소녀시대의 '지(Gee)', 소녀시대로 대표되는 걸그룹의 전형적 모습을 탈피했던 에프엑스(f(x))의 '핑크 테이프(Pink Tape)' 등으로 매번 새로운 K팝의 '합'을 만들어왔다.

새로운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완전히 뒤집는 '반(反)'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당연히 K팝 시장에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꿈꾸며 기존과는 또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나선 이들도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 중 대중의 주목을 받고, 성공 가도에 오르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민 대표의 적중률은 더욱 놀랍다. 실제로 민 대표 역시 과거 한 예능에 출연해 "이건 될 거라고 생각해서 했는데 안 된 경우는 한 번도 없다"라고 자신했을 정도니, 업계에서는 K팝 시장을 파고드는 그만의 무기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민 대표의 무기는 결국 '감각'이라는 단어로 설명된다. 적재적소에 기존의 흐름을 깰 작업물을 내놓고, 나아가 대중의 니즈까지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그의 행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감각에 기인한다. 민 대표는 단순히 시장의 흐름을 읽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프로듀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인 결과물로 영리하게 대중을 설득한다. 유니크하고 세련되지만, 한편으로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 복합적인 감성을 한 데 모아 대중적인 것으로 풀어낸 뉴진스의 음악은 민 대표의 감각적인 프로듀싱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민 대표는 최근 방탄소년단 뷔와의 협업을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감각을 증명했다. '자신의 취향과 감성을 극대화하고 싶다'라는 뷔의 바람처럼 민 대표는 뷔가 가진 본연의 매력에 집중해 앨범을 완성했다. 익숙한 스타일 대신 뷔와 민 대표가 들려주고 싶은 음악, 잘 소화할 수 있는 음악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앨범에는 방탄소년단 뷔에게서는 본 적 없는 가수 김태형(뷔 본명)만의 매력이 담백하게 담겼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민 대표와 협업한 뷔의 첫 솔로 앨범 '레이오버(Layover)'은 공개 이후 글로벌 음악 팬들의 호평을 받으며 발매 당일 밀리언셀러에 등극, K팝 솔로 가수 음반으로 당일 역대 최다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해당 앨범은 전 세계 65개 국가/지역의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를 비롯해 일본 오리콘 차트 등에서 1위에 오르며 새로운 뷔의 모습을 조명하는 데 성공했다.

보통 가수가 아닌 프로듀서의 다음 작업물이 기대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이제 민 대표의 다음 작업물에는 숱한 기대가 따라붙는다. 그 스스로 하나의 '브랜드'가 된 셈이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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