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김포 장릉(章陵) 앞에 세워진 대규모 고층 아파트와 관련해 공동 실사를 요청할 전망이다. 위원회는 당국의 허가 없이 지어져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왕릉 뷰 아파트가 세계유산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세계유산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10∼2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제45차 회의에서 다루게 될 문화유산 보존 의제 가운데 '조선왕릉'에 대한 결정문 초안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김포 장릉 문제와 관련,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뒷받침하는 풍수가 (아파트 건설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이크롬)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은 3월 13∼17일 방한해 김포 장릉 등 조선왕릉의 보존 상황을 살펴봤다. 위원회는 세계유산의 각 구성요소에 대한 전면적 검토,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 구성 등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해당 유산의 전반적인 보존 상태 등을 철저히 평가하기 위해 당사국인 한국 정부에 세계유산센터, 이코모스, 이크롬 대응 모니터링 공동 실사단을 초청할 것을 요청했다.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그의 부인 인헌왕후(1578∼1626)를 모신 무덤이다. 2009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지만, 풍수지리상 중요한 계양산을 가리는 아파트 공사가 문화재청 허가 없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문제가 됐다. 문화재청은 인천 검단신도시에 들어설 아파트 44개 동 가운데 보존지역에 포함되는 19개 동이 심의를 받지 않았다고 봤다. 문제의 아파트들에 대한 입주는 시작됐으나 문화재청과 건설사들은 법적 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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