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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 파장... 윤 정부 공영방송 물갈이 제동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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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 파장... 윤 정부 공영방송 물갈이 제동 걸리나

입력
2023.09.11 17:57
수정
2023.09.1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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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당분간 방문진 법외 상태 유지"
MBC 사장 교체 논의 당분간 어려워져
언론계 "개혁이라도 절차 합리성 갖춰야"

권태선(오른쪽)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방문진 사무실에서 김윤섭 방문진 사무처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태선(오른쪽)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방문진 사무실에서 김윤섭 방문진 사무처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해임 처분에 제동을 걸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속전속결로 나섰던 공영방송 이사진·경영진 물갈이 시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행정법원이 권 전 이사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집행정지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인용 결정하면서 당장 방문진 이사진 물갈이에 제동이 걸렸다. 앞서 방문진은 권태선 이사장을 해임한 이후 여권 성향의 보궐이사(김성근)를 선임해 방문진 이사의 정치적 구도가 여당 추천 이사 4명, 야당 추천 이사 5명이 됐었다. 방통위는 야권 성향의 김기중 이사를 해임해 방문진 구도를 여당 우위로 재편하고자 했으나, 권 이사장이 복귀하면서 여권 4, 야권 6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방송문화진흥회법은 방문진 이사를 9명으로 두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방문진을 관할하는 방통위는 보궐이사를 해임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지 않을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합법절차로) 임명된 이사를 그만두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인천공항공사도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사장이 2명 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날 가처분 결정에 항고, 1심 선고가 나올 때까지 이사 10명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태선 이사장의 임기는 2024년 8월까지인데 법원 결정으로 복귀한 이사장, 이사장 해임 직후 방통위가 임명한 보궐이사의 어색한 동거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설령 방통위가 김기중 이사를 해임하더라도 방문진 이사진 구도는 야권이 우세해 방문진이 대주주인 MBC 안형준 대표이사 교체 논의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공식 입장에서 “오늘 법원 결정과 같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해준다면 어떤 비위나 잘못이 있더라도 행정소송이 종결될 때까지 해임을 할 수 없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이 이례적으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준 것은, 정연주 전 KBS 사장, 강규형 전 KBS 이사 등 본안 소송에서 꾸준히 해임결정이 뒤집히는 판례가 축적된 것을 받아들인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KBS의 경우 이날 서울행정법원이 남영진 전 이사장이 해임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경영진 교체에 대한 걸림돌이 사라졌다. 여 6, 야 5 구도인 KBS 이사회는 12일 김의철 사장에 대한 해임 청문절차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김 사장 해임안 의결을 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권태선 이사장을 복귀시킨 법원 결정을 의식해, 김 사장 해임 논의는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번 법원 결정에 대해 언론계에서는 정부가 '개혁' 명분을 앞세우더라도 합리성 없는 해임 절차에 대해서는 경종을 울렸다고 보고 있다.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정권이 바뀌면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들은 다 물러나야 하고 정권 편향으로 가야 된다는 것이 마치 암시하듯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며 “이것을 깨뜨릴 수 있는 방법은 법으로 해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거나 혹은 이번 판결처럼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을 해 주는 것밖에 없어 보이는데 법원이 합리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권 이사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통해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등으로 권력이 방송을 장악하려고 하는 악습, 악순환의 고리가 이제 끊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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