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여자 월드컵서 선수에게 강제 입맞춤
“진실 승리 위해 최선”, 성범죄 인정은 안 해
지난달 종료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강제 입맞춤’해 논란이 됐던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11일(한국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직서를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대행에게 제출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FIFA가 나에게 신속하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고 나를 공격하는 온갖 방면의 사건들이 난무하고 있어서, 내가 협회장 자리에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성추행 논란은 지난달 20일 여자월드컵 시상식에서 비롯됐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단상으로 올라온 미드필더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것이다. 이후 루비알레스 회장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당시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에르모소는 이를 부인했다.
국제적인 비판 여론까지 확산된 가운데 FIFA는 지난달 26일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90일 ‘직무정지’ 징계를 내렸다. 스페인 검찰은 ‘위력에 의한 강제 입맞춤’을 한 성추행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이후 숱한 사퇴 압력에도 버티기로 일관하다 이날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는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사퇴 거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스페인 축구협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스페인이 포르투갈, 모로코, 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2030년 FIFA 월드컵 유치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루비알레스 회장은 “진실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입맞춤이 선수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는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한편 지난 6일 스페인축구협회는 스페인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르헤 빌다 감독을 경질하고 새 감독을 선임했다. 새로 임명된 감독은 다름 아닌 빌다 감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던 여성 수석코치인 몬세라트 토메다. 빌다 감독은 월드컵 결승 중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서 토메의 가슴에 손을 대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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