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베트남 국빈방문 기자회견서 언급
중국 견제 해석 두곤 "억제할 의향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억제할 의향이 없다고 재차 밝혔다.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를 두고는 ‘경기 둔화’를 이유로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총비서(서기장)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중국을 억제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중국과 관계를 분명히 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방문은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인도·태평양에서 안정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자신의 베트남 방문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견제 강화 행보 일환'이라는 시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최근 중국 정부의 공무원 대상 아이폰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선 “중국이 통상을 비롯한 기타 문제에 있어 게임의 규칙을 바꾸려 한다는 게 문제”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는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중국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은 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은 만큼, 1순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청년층 실업률과 부동산 위기 등을 언급하며 “나는 그 문제로 인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중국이) 이전과 같은 능력을 갖지 못할 것 같다”고 짚었다.
최근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둔화와 부동산 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악순환을 겪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각종 부양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지만, 상황을 타개할 만한 대규모 부양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난 사실도 공개했다. 이번 G20 회의에 시 주석이 아닌 리 총리가 대신 참석하면서 미중 정상 간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는 “우리는 안정성에 대해 이야기했고, 전혀 대립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난 12년간 시 주석과 다른 어느 정상보다 많은 시간을 보냈다. 조만간 그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같은 날 미국 CBS방송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북러 정상회담을 ‘자포자기 행위’로 규정하며 “중대한 실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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