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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더 늘어난 '극단선택'… 50대 남성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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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더 늘어난 '극단선택'… 50대 남성 가장 많았다

입력
2023.09.10 16:20
수정
2023.09.10 17:03
8면
0 0

올 상반기 극단적 선택 사망 약 9% 증가
중년이 절반… 여성 청소년 증가폭 가장 커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10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한 번만 더' 동상 모습. 연합뉴스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10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한 번만 더' 동상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 일상회복이 완결 단계에 다다른 올해이지만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람은 1년 전보다 9%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남성이 전체 사망자의 15%로 가장 많았고, 여성 청소년 사망자의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졌다.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실감이 코로나가 걷히자 오히려 커지고,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10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극단적 선택에 따른 사망자는 6,9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75명)보다 8.8% 증가했다. 50대가 1,382명(19.9%)으로 가장 많았고, 여기에 40대와 60대를 합하면 전체 사망자의 과반(54.2%)을 차지했다. 특히 50대 남성은 1,046명으로 같은 연령대 사망자의 75.7%, 전체 사망자의 15.1%에 달했다.

재난 이후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만성적 우울감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10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모습. 세계 자살예방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2003년부터 제정, 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자살예방의 날인 10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모습. 세계 자살예방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2003년부터 제정, 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50대 남성을 비롯해 한창 경제적 활동을 하는 중장년의 자살률이 높은 건 코로나 국면에서 경제적 회복이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면서 절망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 1월에 발표한 '사회 경제적 위기와 사회통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 위험군 비율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2%였지만 지난해 18.5%로 높아졌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도 4.6%에서 11.5%로 2배 이상 뛰었다.

특히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위험도는 보통 재난 이후 3년 뒤가 가장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재난 상황에서는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연대감이 취약계층에 심리적 지지대 역할을 하지만, 재난 이후에도 사회·경제적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우울감이나 무력감이 만성화한다는 것이다.

19세 이하 청소년 가운데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이들도 지난해 상반기 167명에서 올 상반기 197명으로 18% 증가했다. 이 중 여성 청소년 사망자는 73명에서 108명으로 48%가 늘어 전체 집단 중 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다. 다른 연령대의 여성보다 남성의 극단적 선택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과 대조적이다.

한편 극단적 선택에 따른 사망자의 30%가량은 생전에 가족이 같은 이유로 세상을 등지는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희망재단이 2015~2022년 극단 선택 사망자 956명을 대상으로 전문가 기록, 유족 진술 등으로 사인을 분석하는 심리부검을 시행한 결과, 사망자의 29.7%가 생전에 가족의 자살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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