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제3자뇌물 혐의
대장동·성남FC 등 이어 5번째 검찰 출석
"국정방향 전환·내각 총사퇴로 국정 쇄신"
단식 열흘째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에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정치검찰을 악용해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9일 오전 10시20분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 청사 후문에 도착해 이같이 말했다. 단식 중이던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출발해 검찰청에 도착한 이 대표는 차량에서 내려 웃음기 띤 얼굴로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과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 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뒤를 따랐고,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가 이 대표를 안내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A4 용지를 꺼내 담담하게 입장문을 읽었다.
이 대표는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세력이야말로 반(反) 국가세력이며, ‘내가 국가다’ 이런 생각이야말로 전체주의”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주의ㆍ민생 파괴, 평화파괴 행위에 대해서 그리고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국정행위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 방향을 전면 전환하고 내각 총사퇴로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권력이 강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그것도 역시 잠시간일뿐”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반드시 심판 받았다는 것이 역사이고, 그리고 진리”라고 강조했다.
짧게 입장을 밝힌 이 대표는 이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번복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이날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이 대표가 제1야당 대표에 오른 뒤 대장동, 성남FC, 백현동 의혹에 이어 4개 사건에 대해 다섯 번째 검찰 출석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였던 2019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스마트팜 조성 대북 사업 관련 500만 달러, 이 대표 방북 목적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경기도 대신 북한에 보내도록 지시하고, 관련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대북 사업 및 방북 추진 경위, 쌍방울 측 대납 관련 보고·지시 여부를 캐묻기 위해 A4용지 150쪽 분량의 질문지를 작성하고 이 대표가 열흘 째 단식 중인 점을 감안해 의료진과 구급차를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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