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상어, 다이버 포식자로 인식" 연구 결과
자연 해치지 않고 보호 기금 버는 생태 관광
동물에 악영향..."최소 거리 규제 검토해야"
온순하며 인간에 적대적이지 않다고 알려진 거대 어류 ‘고래상어’가 사실 관광객의 접근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연구팀은 자연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보호 기금을 벌어 환경론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생태 관광’(자연환경이 위협받는 이국적인 장소를 찾는 여행법)이 오히려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7일(현지시간) ICL와 멕시코 상어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한 연구에서 상어와 함께 헤엄치는 생태 관광이 고래상어에게 불안정한 행동 패턴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현존하는 가장 큰 어류인 고래상어는 최대 18m까지 자라며, 남획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빠져 있다. 공격적이지 않으며 인간의 접근에 둔감하다고 알려져 ‘점잖은 바다 거인’으로 불린다.
‘고래상어와의 수영’ 상품은 세계적으로 연간 3억 달러(약 4,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내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상어 보존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생태 관광 상품이다. 일부 생태 관광지에서 상어 종이 감소한 현상이 보고되긴 했지만, 이전 연구들에선 생태 관광과 동물의 행동 변화에 대한 상관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관광이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함이 이번 연구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멕시코 라파스만에서 고래상어를 촬영한 39개 영상을 정밀 분석했다. 그중 특히 생태 관광객의 유무에 따른 고래상어의 행동 변화에 주목했다.
두 종류의 영상을 비교한 결과, 고래상어는 주변에 사람이 있을 때 지그재그 패턴을 그리는 등 더 빠르고 불안정하게 행동했다. 연구팀은 이를 “포식자를 마주했을 때와 유사한 반응”이라며 “고래상어는 혼자 헤엄칠 때보다 (인간이 근방에 있을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행동 변화는 고래상어의 먹이사냥을 더 어렵게 하고, 번식률도 낮출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윌리엄 피어스 ICL 소속 교수는 “자칫 생태 관광이 또 다른 생태계 파괴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상어 생태 관광 운영자는 관광객이 입수하기 전 개별 상어의 행동을 평가하고 상어와 관광객 사이의 최소 거리 규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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