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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1년 만에 3개월 연속 흑자… 수입 급감한 ‘불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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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1년 만에 3개월 연속 흑자… 수입 급감한 ‘불황형’

입력
2023.09.08 17: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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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5% 줄고, 수입 23% 급감
한은 "4분기 수출 증가 전환할 것"
국제유가 오름세가 '상저하고' 변수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부산=뉴스1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부산=뉴스1

7월 경상수지가 5, 6월에 이어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가 4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간 덕분인데, 수출 부진 속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 성격이 여전히 짙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 달러(약 4조7,811억 원) 흑자를 냈다. 경상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해 5~7월 이후 1년 만이다. 다만 흑자 폭은 지난달(58억7,000만 달러)에 비해 줄었고, 1~7월 누적 흑자 규모(60억1,000만 달러)도 작년 같은 기간(265억7,000만 달러)보다 77%가 적다.

상품수지(수출-수입)가 42억8,000만 달러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뜯어보면 ‘불황형 흑자’ 양상이 뚜렷하다. 7월 수출(504억3,000만 달러)은 석유제품(-41.8%), 반도체(-33.8%) 등 부진으로 1년 전 대비 14.8%(87억9,000만 달러) 줄어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입(461억5,000만 달러)은 원자재(-35.7%)·자본재(-12.5%)·소비재(-12.1%)가 모두 줄면서 22.7%(135억9,000만 달러) 급감, 감소액과 감소율 모두 수출을 크게 웃돌았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경기가 둔화하다 회복되는 상황이지 우리 경제가 불황에 빠진 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수출 감소세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이 부장은 “8, 9월 수출 감소세가 많이 줄어들고, 4분기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불황형 흑자라는 이야기는 큰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상품수지 추이. 그래픽=김대훈 기자

경상수지·상품수지 추이. 그래픽=김대훈 기자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26억1,0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운송수지가 9,000만 달러 소폭 흑자를 냈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수지 적자(-14억3,000만 달러)가 전월보다 1억5,000만 달러 커졌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줄어든 결과,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6월 48억5,000만 달러에서 7월 29억2,000만 달러로 큰 폭 축소됐다.

7월을 기점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분명해졌다는 게 한은 평가다.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간 데다, 올해 들어 처음 전년 동월(17억 달러 흑자) 흑자 폭을 상회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상반기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작았지만, 하반기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상저하고’ 전망도 유지했다.

변수는 ‘유가’다. 국제유가는 최근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과 함께 급등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원유 관련 수입액이 증가해 가까스로 흑자 전환한 상품수지가 악화할 수 있다. 이 부장은 “아직까지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9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가파른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분명히 상품수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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