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이송... 생명엔 지장 없어
경찰 "긴급성 따라 과실 따질 것"
7일 서울 은평구의 한 삼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구급차가 전복돼 있다. 독자 제공
암환자를 태운 사설구급차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해 달리다 트럭과 충돌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8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사설구급차 운전자 2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4시쯤 은평구 한 호텔 앞 삼거리에서 멈춤 신호를 위반하고 구급차를 몰다 충돌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의 구급차는 신호를 받고 정상적으로 좌회전을 하던 1.5톤 트럭과 충돌했고, 사고 직후 ‘펑’ 소리를 내며 전복됐다.
구급차는 60대 암환자와 보호자를 요양병원으로 이송하던 중이었다. 환자는 사고로 전신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자와 구급대원도 타박상 등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인근 시민과 상인들이 서둘러 차량 탑승자들을 구조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구조에 참여한 컴퓨터수리점 사장 이종명(34)씨는 “차가 충돌하며 큰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와보니 사람부터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도로교통법 상 구급차는 긴급차량 특례 조항에 따라 신호위반이 용인된다. 다만 같은 법 29조 3항에 ‘교통안전에 특히 주의하며 통행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있어, 신호 위반 과정에서 사고가 나면 책임 과실을 따진다. 실제 올해 6월 법원은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며 환자를 이송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다치게 한 구급차 운전자에게 유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급차가 신호를 위반해야 할 만큼 이송 환자의 상태가 긴급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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