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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프로의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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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프로의 본능

입력
2023.09.08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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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신민준 9단 백 이창석 9단 본선 16강 <3>

3보

3보


5도

5도


6도

6도

지난달 31일 국제바둑학회(ISGS)가 주최하는 첫 국제바둑학학술대회가 열렸다. 명지대 바둑학과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학회는 ‘인공지능 시대의 바둑’을 주제로 미국, 독일, 프랑스 등 7개국의 학자가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인공지능이 바둑교육 시장에 미친 영향’, ‘온라인 대국에서의 치팅 탐지 방안’, ‘딥러닝 중심의 사활 문제 분석 및 해결 방안’ 등 흥미로운 연구주제의 발표가 이뤄졌다. 주목할 점은 서구 학자들은 모두 인공지능과 연관된 주제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아직은 바둑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서구권에서 이런 연구를 할 수 있던 이유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바둑 해석의 난도가 크게 낮아졌고 수치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바둑을 배우는 것 역시 쉬워졌으며 이를 증명하듯 글로벌 바둑 인구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흑1은 자주 두어지는 응수타진.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5도 흑1로 좌하귀부터 공격하며 판을 풀어나가는 편이 쉬웠다. 백4의 젖힘에 흑5의 반격이 좋은 수. 실전 백2, 4의 수순으로 이창석 9단이 반격하자 신민준 9단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흑5는 어쩔 수 없는 선택. 6도 흑1로 받는 것이 평범해 보이나, 백이 패를 결행하며 하변 연타가 가능해진다. 백10까지 백이 이득 본 모습. 실전 흑15까지 우하귀 바꿔치기가 일단락되자 백이 먼저 좌하귀를 둘 수 있게 됐다. 여기서 백16은 이창석 9단의 과욕. 백20에 직접적으로 보강하는 것이 정수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효율적인 진행을 찾는 것이 프로의 본능인데, 이 장면에선 생각이 많았던 것이 도리어 악재로 작용했다.

정두호 프로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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