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페스티벌 메인 공연 '대환영' 예술감독 맡은 영화감독 김태용
영화 '가족의 탄생', '만추' 등을 연출한 김태용(54) 감독이 야외 융복합 공연의 예술감독으로 나선다. 경기 성남시를 관통하는 한강 지류인 탄천을 수상 무대로 삼아 무용과 음악, 연극, 합창, 미디어아트 등 장르를 망라해 선보이는 음악극 '대환영'을 통해서다.
김 감독은 성남문화재단이 성남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해 내달 6~9일 선보이는 제1회 성남페스티벌의 메인 공연인 '대환영'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상여를 장식하는 나뭇조각으로,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신비로운 존재인 '꼭두'를 소재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야기하는 공연이다. 김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에는 한 여인이 꼭두와 동행하며 다른 세상을 향하는 잔잔한 여정이 담겼다. 내달 6~8일 오후 7시 30분 탄천 야탑교와 하탑교 사이에 설치된 수상 무대에서 1시간 동안 펼쳐진다. 김 감독과 인연이 깊은 배우 조희봉도 극을 설명하는 만담꾼 '나루지기'로 출연한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음악감독 김성수가 음악감독 겸 연출을 맡아 노우성 연출가와 공동으로 연출한다.
김 감독은 '삶과 죽음의 경계'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다. 2017년 국립국악원의 국악 공연 '꼭두'를 연출했고, 이를 영화화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작으로 선보였다. 후반 작업 중인 신작 영화 '원더랜드'도 세상을 떠난 가족, 연인과 영상통화로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 감독은 6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망자의 삶을 평가하는 서구와 달리 떠나보내는 사람이 지내 온 시간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고 다가올 삶을 위로하는 한국의 전통문화가 독특하다고 느꼈다"며 "상여를 운구하며 부르는 진도만가를 들으며 누군가를 귀하게 떠나보내는 느낌을 받았던 내 경험처럼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특히 탄천이라는 공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그는 "주거 공간이면서 일터이기도 하고 휴식 공간인, 모든 게 섞여 있는 이 공간이 일상을 대변하는 동시에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공간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999년 첫 상업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선보이며 영화감독으로 주로 활동했지만 작은 규모로나마 공연 작업도 꾸준히 해 왔다. '꼭두' 외에 2004년 대학로 소극장 연극 '매혹'을 연출했고, 현존하는 유일한 한국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복합 공연 형태로 리메이크한 작품을 국내외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려 왔다. 김 감독은 "대학 재학 시절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해 공연에 대한 판타지가 늘 있었다"며 "기회가 되는 대로 영화와 공연 작업을 병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성남페스티벌 기간 중 성남시 곳곳에서는 '대환영' 공연 외에 마임, 버블쇼, 비보잉 등 다양한 버스킹 공연과 야외조각 특별전 등이 펼쳐진다. 서정림 성남문화재단 대표는 "성남페스티벌이 어떤 새로운 시도든 평범한 시민의 일상 속에서 예술로 녹아들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며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