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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없는 부산영화제, 송강호가 개막식 손님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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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없는 부산영화제, 송강호가 개막식 손님 맞이한다

입력
2023.09.05 16:22
수정
2023.09.05 16:3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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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개막작... 지난해보다 적은 269편 상영
아시아영화인상은 지난해 양조위 이어 주윤발에 시상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는 장강명 작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장건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는 장강명 작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장건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배우 송강호가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공석인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손님 맞이를 한다. 1996년 시작한 부산영화제가 외부인사에게 영화제 주인 역할을 맡긴 것은 처음이다.

제28회 부산영화제 사무국은 5일 오후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송강호가 다음 달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릴 개막식 레드 카펫 행사에서 국내외 손님들을 맞는다고 밝혔다. 남동철(수석프로그래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공석이라 개막식 호스트가 별도로 필요한데 배우 송강호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송강호 배우가 ‘어려울 때 도와주고 싶다’며 흔쾌히 나섰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는 지난 5월 조종국 운영위원장 위촉과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퇴로 내부 갈등에 휩싸였고, 영화계 비판에 직면하자 조 위원장 해촉과 이용관 이사장 조기 퇴진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수뇌부가 공석 상태가 됐다. 남 집행위원장 직무대행-강승아(부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올해 영화제를 치른다.

영화제는 다음 달 13일까지 열린다.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가 개막을 알리고, 홍콩 닝하오(宁浩) 감독의 ‘영화의 황제’가 폐막을 장식한다. 69개국 269편이 영화의전당과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상영된다. 상영작은 지난해(71개국 354편)보다 줄었다 ‘부산영화제 사태’ 영향이 크다. 예산은 109억 원으로 지난해(130억 원)보다 21억 원가량 적다. 강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은 “사태 영향으로 스폰서 확보에 일부 어려움이 있어 예산 규모가 줄었다”며 “선택과 집중으로 예산 관리를 하며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남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예산이 줄면서 작품 수에 영향을 미쳤다”며 “영화 상영 등 영화와 직접 연계된 행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배우 송강호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점에서 열린 영화 '거미집'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강호는 다음 달 4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호스트 역할을 맡는다. 연합뉴스

배우 송강호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점에서 열린 영화 '거미집'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강호는 다음 달 4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호스트 역할을 맡는다. 연합뉴스

유명 감독들의 신작들이 대거 상영된다. 미국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더 킬러’, 그리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가여운 것들’, 영국 켄 로치 감독의 ‘나의 올드 오크’, 폴란드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푸른 장벽’, 이탈리아 감독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의 ‘납치’, 난니 모레티 감독의 ‘찬란한 내일로’, 프랑스 미셸 공드리 감독의 ‘공드리의 솔루션북’,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눈에 띈다. 특별전으로는 ‘파친코’의 코고나다ㆍ저스틴 전 감독, ‘미나리’의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 등 재미동포 영화인의 활약상을 조명한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 영화 발전에 공헌한 영화인에게 주어지는 아시아영화인상은 홍콩 배우 저우룬파(周潤發·주윤발)가 받는다. 지난해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에 이어 2년 연속 홍콩 배우가 수상하게 됐다. 폐막작 ‘영화의 황제’의 주연배우는 류더화(劉德華·유덕화)다. 추억의 홍콩 배우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모양새가 됐다. 남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폐막작은 여러 영화들을 검토해 선정한 것이며 홍콩 배우들에게 차례로 상을 주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도 전혀 아니다”면서 “부정할 수 없는 업적을 지닌 위대한 배우 저우룬파에게 합당한 격려와 박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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