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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개구리·뉴트리아, 경제도 망친다... 유엔 “외래종 피해액 연간 560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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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개구리·뉴트리아, 경제도 망친다... 유엔 “외래종 피해액 연간 560조 원”

입력
2023.09.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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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욕심에 들인 외래종, 토착 생태계 교란
농어촌 타격·발전소 가동 차질...경제 피해도
무용지물 국제협약..."헌신 있다면 관리 가능"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뉴트리아가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먹이를 먹고 있다. 뉴트리아는 한국 정부가 모피와 육류 생산 목적으로 프랑스에서 수입한 종이다. 창녕=왕태석 선임기자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뉴트리아가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먹이를 먹고 있다. 뉴트리아는 한국 정부가 모피와 육류 생산 목적으로 프랑스에서 수입한 종이다. 창녕=왕태석 선임기자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부레옥잠. 인간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새로운 서식지로 옮겨진 동식물이다. 그러나 토착 동식물을 몰아내고 생태계를 교란해 ‘유해 외래종’으로 불린다. 이들이 야기하는 경제적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연간 560조 원에 달한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인류의 욕심이 생물 다양성 파괴뿐 아니라 막대한 비용 부담이라는 부메랑을 맞은 셈이다.

인간이 들인 '침입 외래종'... 1200종 생물 멸종 불렀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과학정책 플랫폼(IPBES)’은 이날 “유해 외래종 확산이 전 세계 모든 지역의 문제가 됐다”며 관련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49개국 86개 연구팀이 4년간 진행한 조사 결과다.

보고서는 인류에 의해 서식지를 옮긴 외래종이 총 3만7,000여 종이며, 이 중 약 3,500종이 토착 생태계를 위협하는 ‘침입 외래종’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상당수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외국에서 들여온 동식물이었다. 관상용으로 수입됐지만 작물과 토종 식물을 죽이는 잡초가 된 중남미 식물 ‘란타나’, 인도의 조개밭을 초토화시킨 카리브해산 개적구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선 모피와 식용 목적으로 들여왔으나 방생된 후 습지의 최상위 포식자가 된 뉴트리아, 황소개구리가 유명하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아니발 파우차드 칠레 콘셉시온대 교수는 “동식물 멸종의 60%에서 주요 요인은 외래종 유입”이라며 “최소 218종의 외래종이 1,200여 생물종의 멸종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매년 200종의 새 외래종이 보고되는 등 전례 없는 증가율도 확인됐다.

경제 피해도 극심... "투자·헌신 있다면 관리 가능"

2014년 방글라데시 다카의 부리간가강을 빽빽하게 뒤덮은 부레옥잠을 헤치고 선원들이 항해하고 있다. 다카=AFP 연합뉴스

2014년 방글라데시 다카의 부리간가강을 빽빽하게 뒤덮은 부레옥잠을 헤치고 선원들이 항해하고 있다. 다카=AFP 연합뉴스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관상용 수생 식물인 남미의 부레옥잠은 아프리카, 아시아의 호수와 강을 뒤덮어 담수 어업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고 있다. 북미에 퍼진 유럽산 ‘얼룩말 홍합’도 해양 발전소 파이프를 막아 운영 비용만 수백만 달러를 추가 발생시켰다. 외래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1970년대 이후 10년마다 4배씩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세계 경제에 4,230억 달러(약 560조 원) 이상의 타격을 준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일부는 자연재해 등과 겹쳐 인류를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지난달 115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은 아프리카에서 가축 먹이용으로 들여온 외래종 풀 때문에 더 매섭게 타올랐다. 토착 식물을 몰아낸 이 외래 식물은 건조한 특성이 있었던 탓이다. 최근 수년간 이런 외래종 풀로 인해 칠레, 호주에서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NYT는 전했다.

보고서 공저자인 피터 스토엣 캐나다 온타리오대 교수는 “투자와 헌신이 있다면 관리 가능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생물종 수입 전 위험성 평가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사회는 2010년 침입 외래종을 집중 관리하는 생물다양성 협약을 맺었으나 유명무실해졌고, 지난해 12월 세계 190개국이 침입 외래종 유입·정착을 최소 절반으로 줄이는 합의를 다시 맺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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