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 리부트 이후 2년 째 큰 반향 못 일으켜
패널들의 개인사·농담식 토크에 불발된 화제성...새 시즌 위해선 변화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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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마녀사냥 2023' 제작진이 메인 포스터와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티빙 제공
형만한 아우 없다고는 하지만, 아쉬워도 너무 아쉽다. 티빙이 지난해 야심차게 부활시켰던 '마녀사냥'이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과거 연애 상담 예능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던 '마녀사냥'은 왜 재기에 실패했을까.
지난해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귀환을 알렸던 '마녀사냥'의 두 번째 시즌인 '마녀사냥 2023'이 전 회차 공개를 마치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도 '마녀사냥 2023'은 이렇다할 성과나 화제를 모으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과거 '마녀사냥'이 가졌던 파급력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는 성과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JTBC에서 방송되며 큰 인기를 구가했던 '마녀사냥'은 당시 연애 상담 예능계의 센세이션으로 평가받으며 매 회 높은 화제를 모았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높은 수위의 연애 토크가 세대와 성별을 불문하고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재미를 선사했던 덕분이다.
이미 큰 인기를 모았던 포맷인 만큼 자신이 있었던 걸까, 기존 '마녀사냥'의 정체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였던걸까. 지난해 7년여 만에 새롭게 부활한 '마녀사냥'은 기존의 포맷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는 올해 론칭한 '마녀사냥 2023'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작진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7년의 시간 동안 훌쩍 달라진 예능 시장의 흐름이었다. 과거에는 '마녀사냥'이 수위 높은 연애 토크와 솔직한 현실 조언으로 차별화와 인기 견인에 성공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높은 수위와 솔직한 연애 토크를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상당수인 만큼 '마녀사냥'에도 흐름에 발맞춘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새로운 변화란 자극을 뛰어넘는 자극적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마녀사냥'만이 그릴 수 있는 색다른 콘텐츠의 필요성을 말한다.
물론 제작진도 이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을테지만, 결과적으로 '마녀사냥'은 전작 이상의 차별화를 꾀하지 못한 채 시청자들에게서 멀어졌다. 오히려 '마녀사냥'의 정체성이었던 과감하고 솔직한 토크도 이전에 비해 정체됐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자극적인 연애 예능의 홍수 속, 수위 높은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연애 이야기로 방향성을 재정립해 보려는 의지도 보였으나 이 역시 다른 연애 상담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마녀사냥'의 정체성과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방향이 어긋나면서 '마녀사냥'은 맵지도, 달지도 않은 '슴슴한' 프로그램이 돼버렸다.
전작의 아성을 넘는 것은 모든 시즌제 예능의 숙제다.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흐름의 변화에 발맞춘 진화에 성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비슷한 예로 첫 두 시즌 이후 고전하고 있는 채널A '하트시그널' 역시 기존의 포맷을 연달아 답습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과 화제성이 크게 낮아지는 결과를 맞았다.
'마녀사냥'이 내년에도 새로운 시즌으로 시청자들을 만날지는 아직 미정이다. 만약 '마녀사냥'의 다음 시즌이 있다면, 그 때는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변화를 두고 사뭇 진지한 논의가 선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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