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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가을호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는 '생태학살'...민주주의의 위기"

입력
2023.09.05 16:06
수정
2023.09.05 16:16
22면
0 0

계간지 '녹색평론' 2023년 가을호
'오염된 바다, 흔들리는 민주주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 방류 중인 도쿄전력의 방류 전 탱크 설비. 도쿄=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 방류 중인 도쿄전력의 방류 전 탱크 설비. 도쿄=연합뉴스

지난달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가 시작됐다. 주변국은 물론이고 세계가 걱정 어린 시선으로 인류의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바라보고 있다. 하나, 인류는 1945년 최초의 핵실험인 트리니티 실험 이래 인공 방사성물질을 오랜 세월 동안 지구에 버려왔다. 이것이 일본의 핵오염수 투기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온당한 이유는 아니나 의문은 남는다. '과연 후쿠시마 핵오염수만의 문제인가.'

1일 발행된 녹색평론 183호(2023년 가을호 '오염된 바다, 흔들리는 민주주의')가 따져 묻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가을호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출과 관련한 현안들을 짚어보고 국내외에서 망가지고 있는 강과 갯벌 등의 생태계를 돌아본다. 또한 지구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생태학살(ecocide)'의 근본 원인을 산업문명과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로 분석하고 근대 산업주의 성장모델과 국민국가의 테두리의 틀을 넘어서 민주주의를 실천적으로 사유할 것을 촉구한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넘어서'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양의 핵폐기물 투기와 배출이 이루어졌는지를 지적한다. 이 밖에 새만금 갯벌, 제주 바다, 금호강 팔현습지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개발 논리에 의해 파괴되는 생태계를 지키는 시민들의 헌신과 투쟁도 여럿 소개된다.

종국에 '생태민주주의' '기후민주주의' 등 현재의 민주주의를 뛰어넘은 다양한 담론을 소개한다. 강수돌 고려대 명예교수는 김정현 편집인과의 대담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비인간성과 노동의 진정한 의미를 짚어보고, 탈자본을 위한 길로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친밀한 관계의 가치를 역설한다. 김현우 탈성장과대안연구소 소장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대안적 정치체제로서 서구의 실험적 '기후민주주의' 사례를 소개하고, 정당책임제와 시민의회를 우리 정치의 현실적 대안으로 꼽는다.

녹색평론 2023년 가을 통권 제183호·녹색평론사 발행·164쪽·1만7,000원

녹색평론 2023년 가을 통권 제183호·녹색평론사 발행·164쪽·1만7,000원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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