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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 없이 다소 어려웠던 9월 모평 국어·영어...수학은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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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 없이 다소 어려웠던 9월 모평 국어·영어...수학은 쉬웠다

입력
2023.09.06 18:56
수정
2023.09.06 21:5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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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배제' 방침 이후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
학원가 "지문 쉽게, 선택지와 보기로 난도 조정"
주관식 킬러 빠진 수학..."최상위권 변별력 떨어져"

2023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6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이 답안지를 기재하고 있다. 이번 시험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준과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킬러 문항 배제' 적용에 교육계의 관심이 쏠렸다. 연합뉴스

2023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6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이 답안지를 기재하고 있다. 이번 시험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준과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킬러 문항 배제' 적용에 교육계의 관심이 쏠렸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 마지막으로 6일 치러진 모의평가(모평)에서는 정부 예고대로 '킬러(초고난도) 문항'이 빠졌다. EBS 연계율 50% 선이 유지됐고 공교육 과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문항들로 출제됐다. 그럼에도 국어와 영어는 보기와 선택지를 통해 난도를 높여 6월 모평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수학은 주관식 킬러 문항 등이 빠져 쉬웠는데, 입시업계는 최상위권 변별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소 어려웠던 국어... "지문은 친숙, 보기와 선택지는 어렵게"

이번 모평에 대해서는 킬러 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EBS는 올해 6월 모평보다 다소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EBS 현장교사단인 최서희 중동고 교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출제경향 분석 브리핑에서 "지나치게 부족한 정보를 주고 과한 추론을 요구하는 킬러 문항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선택지의 정교함'을 통해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사는 "친숙한 용어로 나온 문항도 보기에 주어진 사례를 적용하는 등 까다롭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6월 모평의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이었다. 입시업계에서는 140점 이상이 어려운 시험으로 통한다.

변별력이 높다고 꼽힌 문항은 압전 효과를 이용해 미세물질 질량을 재는 초정밀 저울을 다룬 독서 파트 11번, 유형원과 정약용의 개혁론에 관한 16번, 문학 작품 소재 간 대립과 유사 관계를 다룬 27번 등이다. 김성길 인천 영흥고 교사는 "(국어의) 킬러 문항은 배경지식 없이는 접근이 힘들거나 사전에 문제풀이 기술을 익힌 수험생이 풀기 용이한 문제인데, 이번엔 충분한 정보가 있는 지문을 분석하고 적용하는 과정에 변별력이 있다"고 평했다.

입시업계 반응도 비슷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원 연구소장은 "대통령이 매우 어려운 비문학 문제를 콕 집어 지적하니 지문은 쉽게 가되 보기와 선택지를 어렵게 해 난이도를 맞춘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종로학원 역시 "독서 8~11번이 난도가 높고, 12~17번도 선택지가 복잡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메가스터디는 "6번과 11번은 변별력 있는 문항"이라고 밝혔다.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6일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에 마련된 문제분석 상황실에서 강사들이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6일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에 마련된 문제분석 상황실에서 강사들이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복잡 개념 킬러들' 사라진 수학...학원가 "쉬웠다"

수학은 주관식 킬러 문항이 몽땅 빠지는 등 까다롭다고 볼 만한 문항이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EBS는 △지나친 계산과 불필요한 개념을 요구하는 실수 유발형 △과도하게 오래 걸리는 문항은 없었다고 했다. 정부가 6월에 예로 든 수학 '킬러 문항' 유형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EBS는 변별력 높은 문항으로 수학Ⅰ 14번, 수학Ⅱ 22번, 선택과목의 확률과통계 30번, 미적분 30번, 기하 30번을 꼽았다. 개념 이해가 확실한 학생이 풀 수 있는 문항이라는 이유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상위권 변별력이 있는데 중상위권 학생도 크게 부담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EBS는 지난해 수능이나 6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으로 봤다. 지난해 수능과 6월 모평의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45점과 151점으로 어려웠다. 150점 부근은 '불수학'으로 불린다.

반면 사교육 시장에서는 쉬웠다는 반응이다. 종로학원은 "주관식을 쉽게 낸 의도가 보이며, 12번 수열 문제와 20번 삼각함수 활용 문제는 EBS 수능완성 문항과 일치할 정도로 체감 연계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난도 문제가 6월 모평보다 많이 쉬워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는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평했다. 표본조사 결과 선택과목인 수학 미적분은 6월 모평보다 원점수 기준 4.4점, 기하는 5.5점, 확률과통계는 3점 상승했다는 설명도 더했다. 메가스터디는 "4점 문항 난도는 상승했으나 전반적으로 평이했다"고, 이투스는 "문항 자체 난도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친숙했지만 어려웠던 영어... "매력적 오답지 까다로워"

영어는 전문 과학 소재 등이 빠져 평이하다고 여겨졌으나 수험생들은 다소 어렵게 풀었다는 반응이다. 친숙한 지문일지라도 매력적인 오답이 포진된 까다로운 문항이 많았다는 것이다. 종로학원의 표본조사 결과 절대평가인 1등급(90점 이상) 비율은 불과 3%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수능(7.8%), 올 6월 모평(7.6%)보다 크게 낮다. 김보라 삼각산고 교사는 "지문을 끝까지 읽어야 매력적인 오답 선택지를 피할 수 있는 변별력 있는 문항이 다수 나왔다"고 분석했다. 빈칸 추론 33·34번 등이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 분류됐다. 메가스터디도 "초고난도 문항은 없지만 지문을 충실히 읽어야만 풀 문제가 많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투스는 "작년 수능과 6월 모평보다 쉬웠다"면서도 "매력적 오답이 포함된 문제가 많아 체감 난도가 아주 낮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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