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형과 정책 시사점'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일본, 중국 등 주요국보다 뒤떨어지는 3.3%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지형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총 593조 원으로 국가별 점유율을 볼 때 미국이 323조 원(54.5%)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70조 원, 11.8%) △대만(61조 원, 10.3%) △일본(55조 원, 9.2%) △중국(39조 원, 6.5%) △한국(20조 원, 3.3%) 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가치 사슬에 참여하는 주요국 중 우리나라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의 비메모리(자체 및 파운드리 위탁 생산 물량 합산) 반도체 매출은 총 151억 달러(약 20조 원)였다. 이 중 1위는 삼성전자로 112억 달러(약 15조 원, 73.9%), 2위 LX세미콘이 17억 달러(약 2.2조 원, 11.2%), 3위 SK하이닉스가 8.9억 달러(약 1.2조 원, 5.9%)를 기록해 상위 3대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판로를 확보한 스마트폰, 텔레비전 등 정보통신기술(ICT) 최종재 투입 소자를 제외하고는 세계 비메모리 시장 내 한국의 존재감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수십 년 동안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산업 지원 정책을 펼쳤음에도 높은 세계 시장의 벽에 막혀 판로 확보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실제 시스템 반도체에서 세계 각국은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①미국은 집적회로와 함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유무선 통신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등 비메모리 시장 전반을 대부분 독점 중이다. ②유럽은 자동차 및 산업용 로봇 등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 및 광학·비광학 센서류에 강하며 ③일본의 경우 자동차, 정밀기계 등 특정수요 대상 MCU, 이산형 반도체 등에서 일부 경쟁 우위를 갖는다. ④중국 또한 폭넓은 제조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다양한 비메모리 소자 전반에 걸쳐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미중 반도체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정부와 기업이 비메모리 산업 발전을 목표로 자원 투입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가 얼마나 복잡한지 메모리 반도체와는 어떻게 다른지 분명히 알고 국내 역량의 실태를 파악한 뒤 국가적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요 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다양한 종류의 소자 및 기술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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