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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다 틀렸다, 하나도 동의 안 해"...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에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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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다 틀렸다, 하나도 동의 안 해"...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에 격앙

입력
2023.09.01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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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격앙'
홍범도함 함명 변경 질의엔 "수정해야"
이종섭 '도망' 표현엔 "국무위원 모욕"

3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격앙된 표정으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3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격앙된 표정으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의원님 말씀하시는 것 다 틀렸습니다. 다 틀렸어요. 하나도, 하나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디에 수사 개입을 했습니까? 의원님의 일방적 해석일 뿐입니다. 철저한, 철저한 의원님의 주장입니다."

한덕수 총리가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상대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 의원이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개정된 군사법원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사건을 축소한 엄청난 국기 문란 사건"이라고 주장하자 격분해 기 의원이 말하는 중간에 맞받아치길 반복했다. 설전은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계속됐다. 기 의원이 "국회에 싸우러 나오셨냐"며 언성을 높이자 한 총리는 역으로 "의원님의 주장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예결위 종합정책질의 이틀째인 이날 한 총리는 정치권 대립이 첨예한 사안과 관련된 야당의 지적에 "완전히 틀렸다"면서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러한 한 총리의 강경 태도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무위원들에게 '전사'가 돼 논쟁에 적극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총리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이어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명칭 변경까지 거론되는 것에 대해 "(함명)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기 의원이 "전 세계적으로 잠수함을 개명한 유례, 전례가 없다"고 지적하자 한 총리는 "전 세계 사례가 어떤지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의 주적과 싸워야 하는 군함에 공산당에 적을 가진 사람의 이름을 왜 써야 하냐"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폴란드 출장을 이유로 이날 회의에 불출석한 것을 두고 기 의원이 '도망'이란 표현을 재차 사용하자 "국무위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복해서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둘의 설전 수위는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을 놓고 최고조로 치달았다. 기 의원은 수사결과를 경찰에 이첩하기에 앞서 국방부가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은 "외부의 압력이 작동한 결과이며 국가 주도의 진실 은폐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총리는 "의원님이 말씀하신 것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여야 의원들이 "뭐 하는 거냐"고 서로 언성을 높이면서 한때 소란이 커졌다.

여야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논란에 대해서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총리를 상대로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백지화 선언은 도로법·광역교통법 위반인 만큼 총리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원 장관은 사업을 취소시킨 게 아니라 중단시킨 것이라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문가에 노선 검증을 맡기기로 했으니 민주당은 빨리 전문가를 추천하라"고 촉구했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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