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이달리아', 미국 플로리다 강타... ‘시속 200㎞’ 바람·폭우로 2명 사망

폭우 속 교통사고로 숨져...이재민 다수 발생
바이든 "누구도 기후변화 영향 부정 못할 것"

30일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가운데, 키튼비치에 위치한 한 주택이 강풍과 폭우에 파괴돼 있다. 키튼비치=AP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州)를 30일(현지시간) 강타한 대형 허리케인 ‘이달리아’로 인해 사망자가 나왔다. 한때 순간 풍속은 시속 200㎞를 넘겼고 폭우가 동반한 허리케인이 미 조지아주로 이동한 가운데, 다른 지역에서도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CNN방송, AP통신 등에 따르면, 허리케인 이달리아는 이날 오전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와 게인스빌 사이 빅벤드 지역의 키튼 비치로 상륙해 주를 관통했다. 최고 풍속은 시속 201㎞에 달했다. 이달리아는 지난 5년 사이 미국 본토를 강타한 허리케인 중 8번째로 위력이 컸다. 빅벤드 지역을 휩쓴 허리케인으로는 “125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달리아는 폭우를 동반해 주변 지역에 많은 비를 뿌렸다. 이러한 폭우 속에서 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40세와 59세인 남성 운전자 2명이 사망했다고 플로리다주 고속도로 순찰 당국은 밝혔다. 플로리다주 서부 세인트 피터즈버그에서는 홍수에 의해 고립됐던 이재민 75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이번 허리케인은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뒤, 조지아주 남동부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미 플로리다주뿐 아니라 인근 조지아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연방 비상사태를 승인했다. 기상당국은 31일까지 해당 지역들에 거센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날 조지아주 서배너-힐튼 헤드 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앞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미 전역에서 900편이 넘는 항공편이 결항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 산불 피해 지역에 대한 지원 방침과 함께 이달리아 피해도 언급했다. 그는 “더 이상 누구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역대급 홍수, 강도를 더해 가는 가뭄, 극단적 더위, 심각한 산불이 우리가 전에 본 적 없는 중대한 피해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