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 이후 2등급으로 세력 하향
대규모 정전… 곳곳서 폭우·파도
“기후변화 탓 태풍 더 강해진다”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 상륙했다. 이달리아는 한 때 풍속이 시속 200km가 넘는 4등급으로 세력을 키웠으나, 상륙하면서 2등급으로 약화한 상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리아가 이날 오전 7시 45분쯤 미국 플로리다주(州) 빅 벤드 지역에 닿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달리아의 풍속이 느려지자, 허리케인 등급을 2등급으로 내렸다. 전체 5개 등급 중 가장 약한 1등급이었던 이달리아는 점점 세력을 키워 상륙 직전 풍속이 시속 200㎞ 이상인 4등급이 될 것으로 예보됐으나, 육지에 닿으면서 시속 177㎞로 다소 기세를 꺾었다.
WSJ은 “허리케인의 등급 조정이 반드시 피해가 적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021년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샌디의 경우 1등급에 불과했지만, 미국 역사상 4번째로 재산 피해가 큰 허리케인이 됐다.
쿠바 서부를 강타하고 북상한 이달리아의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전선이 끊어지면서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에서는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 29만 명 이상이 피해를 겪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의 관련 브리핑이 정전으로 수 초간 끊기기도 했다.
또 플로리다 최대 도시인 탬파부터 탤러해시까지 320㎞가 넘는 플로리다 지역에 홍수를 일으켰다. 해안가에는 최대 5미터의 높은 파도와 폭우가 몰아쳐 일부 주택은 지붕 근처까지 침수됐다.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 가운데 탬파 등 30개 카운티에는 대피 명령이 내려져 수백만 명이 몸을 피했다. 4,500명이 적십사가 마련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플로리다주뿐 아니라 인근 조지아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도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비상사태를 승인했다.
이달리아는 기후변화로 수온이 오른 ‘뜨거운 바닷물’을 흡수하면서 세력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전 세계의 해양 온도가 따뜻해지면서 폭풍 시즌도 더 위험해졌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로 허리케인은 더 강해지고, 이동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이에 따라 4등급 혹은 5등급의 허리케인이 10%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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