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쪽 해상에서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제11호 태풍 ‘하이쿠이’가 다음 주쯤 우리나라로 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이쿠이가 한반도를 향할지는 제9호 태풍 ‘사올라’와 제12호 태풍 ‘기러기’에 달렸다는 게 기상청 전망이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쿠이는 이날 오전 9시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1,110㎞ 부근 해상을 지나 시속 18㎞로 느리게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80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220㎞로 강도는 ‘중(中)’이다. 태풍은 서북서진을 거듭하며 다음 달 1일쯤 오키나와 남쪽 260㎞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되는 건 이후 태풍 행로다. 각국 수치예보모델상 하이쿠이가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은 태풍이 상하이를 거친 뒤 서해안을 통과해 북한으로 향하는 경로를 예상했다. 미국기상청(GFS)은 태풍이 태평양에서 방향을 한 바퀴 틀어 우리나라 동해상으로 진출할 거라는 소수의견을 낸 상태다.
우리 기상청 역시 하이쿠이가 다음 달 4일쯤 중국 상하이 남동쪽 해상으로 북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 이후 진로는 크게 두 가지 변수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제9호 태풍 사올라와의 상호작용이다. 사올라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만 타이베이 남쪽 약 550㎞ 부근 해상을 지나고 있다. 사올라는 홍콩 쪽으로 가고 있어 우리나라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강도가 '매우 강'으로 센 터라 하이쿠이의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하이쿠이는 보다 서쪽으로 편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는 향후 제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20호 열대저압부다. 전날 밤 괌 동쪽에서 발생한 이 열대저압부가 얼마나 강하고 빨라지느냐에 따라 하이쿠이의 북상 양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여기에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 등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하이쿠이가 우리나라로 향할지는 태풍이 오키나와 인근을 지나는 다음 달 1일쯤에야 판가름이 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다음 달 4일까지 계속 비가 올 전망이다.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60㎜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 예상강수량은 부산·울산·경남해안, 지리산 부근, 제주도가 200㎜ 이상, 그 밖의 남부지방이 50~150㎜다. 다음 달 2~4일에도 태풍 하이쿠이와 북태평양고기압 사이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전국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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