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서수상과 유사·차이점… 학술·예술·기술상 가치
월대 복원에 활용… 시민 제보→조사→기증 이어져
서울 광화문 월대(越臺, 月臺) 어도(임금이 다니는 길) 앞부분을 장식하던 서수상(瑞獸像·상상속 상서로운 동물상)으로 추정되는 돌조각 2점이 삼성가 유족의 도움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고(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생전 소장품 중에서 발견된 해당 석조각 2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서수상은 왕실의 위엄을 높이고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장식했던 조각상으로, 광화문 월대를 상징하는 핵심적 건축 요소였다. 하지만 광화문 월대가 일제강점기에 철거·훼손되면서 행방이 묘연했다.
이번에 기증된 서수상은 광화문의 해치상, 경복궁 근정전 월대의 서수상 등과 유사한 양식이라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뿔의 개수나 눈썹, 갈기의 표현 방식과 가공기법 등을 다른 서수상과 비교해 볼 수 있어 학술·예술·기술상 가치가 높다. 근정전의 서수상은 뿔이 2개고 목에 갈기털이 없지만, 이 서수상은 뿔 1개에 목에 갈기털이 있다. 문화재청 측은 “월대 주변부 발굴 조사 결과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월대 건립 당시 사용된 부재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월대 가장 앞머리의 상징물을 찾아내면서 10월까지 진행되는 월대 복원은 마지막 퍼즐까지 완성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기증받은 서수상을 월대 복원 공사에 활용해 제 위치를 찾게 하고, 10월 열리는 광화문 월대 복원 기념행사에서 서수상을 비롯한 난간석 부재 등 50여 점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에 기증된 서수상은 그동안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야외에 전시돼 있었다. 한 시민이 호암미술관 정원의 실제 모습과 유튜브 동영상을 지켜본 뒤 지난 3월 ‘광화문 월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는 석조물이 호암미술관에 있으니 조사해 보라’고 문화재청에 제보하면서 조사가 시작됐고, 기증까지 이어졌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28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를 통해 유족 측에 감사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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