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를 지휘했던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 문제로 물러났다. 시즌 초반 선두 질주를 이끌며 롯데의 가을 야구 한을 푸는 듯했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낙마했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이후 두 번째로 선택받은 롯데의 외국인 사령탑은 용두사미로 끝났다.
롯데는 28일 "서튼 감독이 27일 KT전 종료 후 건강을 사유로 사의를 표했다"며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1년 5월 허문회 전 감독이 경질되자, 2군 감독에서 1군 사령탑으로 승격한 서튼 감독은 첫해 하위권에 있던 팀을 안정적으로 수습했다. 부임 후 2021시즌 성적은 53승 8무 53패다. 이에 롯데는 2021시즌 후 2022년까지였던 서튼 감독의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해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두 시즌 연속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라는 팀의 달갑지 않은 별명을 떼어내지 못했다. 2022시즌에는 4월까지 2위를 달렸고, 올 시즌엔 5월 한때 선두로 올라섰지만 여름부터 힘을 잃으면서 끝이 좋지 않았다.
특히 서튼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인 올해 롯데는 통 크게 지갑을 열고 포수 유강남과 유격수 노진혁, 투수 한현희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는데도 응답을 하지 못했다. 최근 7연패로 팀 성적은 50승 58패, 7위다. 가을 야구 막차를 탈 수 있는 5위 KIA와 격차는 5경기다.
팀이 추락하면서 시즌 중 서튼 감독의 리더십도 타격을 받았다. 6월 말 1군 코치의 항명 사태가 발생하며 코치진 개편이 이뤄졌다. 성적 부진에 스트레스도 쌓이면서 이번 달에만 두 차례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자리를 비웠다. 27일엔 야구장에 나왔다가 곧바로 귀가하더니 이튿날 결국 서튼 감독은 자진 사퇴하고 떠나게 됐다. 서튼 감독의 통산 성적은 162승 12무 182패(승률 0.471)다.
롯데는 이종운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해 잔여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29일 대전 한화전부터 팀을 지휘하는 이 대행은 2015년 롯데 감독으로 부임했다가 한 시즌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바 있다.
한편 카를로스 수베로 전 한화 감독에 이어 서튼 감독도 시즌 중에 짐을 싸면서 KBO리그에는 이제 국내 감독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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