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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불안과 진짜 불안의 차이를 아세요?…잇단 흉악범죄로 불안하다면 [터치유]

입력
2023.08.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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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치유] <28> 책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
'가짜 불안'과 '진짜 불안' 구분해야
불안을 성숙의 도구로 쓰고 싶다면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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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엘런 보라는 '가짜 불안'과 '진짜 불안'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엘런 보라는 '가짜 불안'과 '진짜 불안'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합니다. 서울 신림동의 번화가에서, 인파가 몰리는 서현역 백화점에서, 동네 주민이 산책하는 평범한 숲길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묻지마식 흉악 범죄에 시민들은 불안합니다. 올여름은 기록적 폭염과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 기후위기가 딴 나라의 재난이 아닌, 내가 사는 동네에 닥친 위기임을 실감케 합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와 물가 불안, 일자리 구조조정 등을 알리는 암울한 경제 뉴스들은 우리네 삶의 생존 경쟁을 부추깁니다.

이렇듯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는 주변에 너무나 많죠. 넘쳐나는 이런 안을 우린 어떻게 이해하고, 또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이번 주 [별별치유] 추천 콘텐츠는 책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입니다. 저자 엘런 보라는 미국의 홀리스틱(병을 치료할 때 신체적 원인뿐 아니라 환경, 심리, 영양 등 한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소에 전체적으로 접근하는 관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데요.

그는 이 책에서 불안을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심신 전체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다룹니다. 저자는 환자를 볼 때 진단 그 자체를 구분하기보다는 환자의 구체적인 삶과 습관을 살펴본다고 해요.

미국정신의학협회(APA)가 2013년 발표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제5차 개정안(DSM-5)'에 불안과 관련된 용어만 범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 책은 우선 우리의 '가짜 불안'과 '진짜 불안'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가짜 불안은 우리 몸이 신체적으로 불균형한 상태임을 주로 스트레스 반응을 통해 알리는 것인 반면 진짜 불안은 삶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는데요.

가짜 불안은 깊은 내면에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알리기보다는 몸에 대한 좀 더 단순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거죠. 만성적인 스트레스 요인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는 △수면 습관 △디지털 기술과의 관계 △식습관 △소화기관·면역체계·호르몬 등 기본적으로 보편화된 습관들이 가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저자는 얘기합니다.

이해하기 쉬운 예로 현대인들이 일하는 자세가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휴대폰을 볼 때 목과 어깨의 위치가 뇌로 향하는 혈류에 영향을 미치고, 교감신경계와 연결된 어깨, 등 위쪽, 턱의 중요한 근육조직을 긴장시킵니다. 턱과 등세모근에 힘이 들어간 채 시선을 화면에 고정하는 자세는 우리가 스트레스 상황에 있다는 신호를 뇌에 전달합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로 일을 할 때는 의식적으로 목을 곧게 펴고 시선을 부드럽게 유지하라고 저자는 제안합니다.

물론 여기서 가짜 불안이라고 표현한다 해서 당장 우리가 느끼는 고통과 괴로움도 가짜라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또 가짜 불안과 진짜 불안이 있다고 해서 한 가지 방향에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해요. 두 가지 형태의 불안을 동시에 파악하고 다뤄도 된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불안이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 경청하는 것이죠.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 · 엘런 보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발행

내 몸이 불안을 말한다 · 엘런 보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발행

그렇다면 진짜 불안은 무엇일까요. 당분을 끊고 충분히 잠을 자고 장 건강을 회복하는 등 모든 생리적 측면을 최적화해도, 여전히 불안하고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죠. 이게 바로 진짜 불안인데요. 이는 우리에게 '뭔가가 잘못됐어'라고 알려주는 감정의 나침반과 같습니다.

이 때문에 진짜 불안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잘 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힘들기만 하고 보람 없는 직장은 떠나는 게 좋겠어', '내게 유익하지 않은 관계는 어느 정도 선을 그을 필요가 있어', '이 세상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를 할 때가 됐어' 등이 될 수 있겠죠.

△감정을 있는 그대로 허락하기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어났을 때 그 경험에 완전히 순응해 강렬한 감정을 끌어안기 △생각과 나를 동일시하는 대신 내 생각의 관찰자가 되기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해 완벽주의 버리기 등을 통해 내 내면이 하고자 하는 말을 잘 들어서 불안을 성장동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불안을 내 삶을 망가뜨리는 방해물이 아닌, 내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도구로 사용하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불안이 어디서 왜 왔는지,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또 어떻게 다루고 초월할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불안을 되레 내 삶을 성숙하게 만드는 도구로 만들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손성원 기자

터치유지기이자 한국일보 기자입니다. 평범한 이웃의 비범한 고민 속, 마음돌봄 이야기를 다룹니다. '지속가능하고 무해한 삶을 지향한다'는 뜻의 닉네임 'eco'를 쓰고 있습니다.
-한국MBTI연구소 MBTI® Form M 전문자격 보유
-2022 4분기 생명존중 우수보도상 수상(한국기자협회X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목동하타요가 전문지도자 과정(TTC) 수료

치유하는 터전, 터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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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유'가 한국일보의 디지털 프로덕트 실험 조직인 'H랩(Lab)'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탐사선 H랩은 기존 뉴스 미디어의 한계선 너머의 새로운 기술과 독자, 무엇보다 새로운 성장 가능성과 만나려 합니다. H랩 시즌1 프로젝트인 '터치유'는 평범한 이웃의 비범한 고민 속, 마음 돌봄 이야기를 오디오 인터랙티브로 집중도 높게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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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라디오 1화 '당신의 트라우마 극복을 도와드립니다' 듣다 버전. 제작=김유진 기자

에코라디오 1화 '당신의 트라우마 극복을 도와드립니다' 듣다 버전. 제작=김유진 기자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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