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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면 돌로 허벅지 찍기' 엽기 살인… 가스라이팅 조종 배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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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면 돌로 허벅지 찍기' 엽기 살인… 가스라이팅 조종 배후 있었다

입력
2023.08.28 11:10
수정
2023.08.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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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인·중감금치상 혐의 30대 남성 구속 송치
채무 빌미로 피해자 금품갈취, 폭행, 가스라이팅
차량서 서로 때리고, 경찰에 거짓 진술토록 지시

전남 여수경찰서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남 여수경찰서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얼마 전 전남 여수에서 성인 남성 두 명이 ‘피해승낙서’를 작성한 후 상대방이 잠들면 돌로 내려찍는 내기를 하다 1명이 숨진 사건에 배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이 알려진 뒤 워낙 엽기적이고 황당한 범행이라 주목을 받았는데 피해승낙서 작성은 피해자들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한 배후가 만들어낸 허위 시나리오였다.

28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여수경찰서는 살인, 중감금치상 혐의로 A(31)씨를 구속해 지난 25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전남 여수시 한 자동차전용도로 졸음 쉼터에 주차된 차량에서 B(31)씨와 C(30)씨가 서로 허벅지를 돌로 찍는 등 때려 사망, 중상을 입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결국 B씨는 둔기 가격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고, C씨 역시 피부 괴사로 인한 과다출혈로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초 이 사건은 두 사람이 게임머니 등 금전적 채무관계로 인해 ‘서로에게 피해를 줘도 형사상, 민사상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피해승낙서를 작성한 뒤 폭행한 사건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A씨 지시대로 움직인 것이었다. A씨는 수년 전 민사 상담 문제로 알게 된 B, C씨에게 변호사 비용 등 각종 허위 채무를 만들어 금품을 가로챘다. 두 사람은 원래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나 A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지난해 6월부터는 함께 차량에서 생활했다. A씨는 이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야구방망이와 철근 등으로 폭행하거나 서로 폭행하도록 강요했다. A씨의 폭행과 협박에 못 이긴 피해자들은 자신의 재산을 다 날리고 친인척들에게까지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C씨가 피해승낙서를 쓴 뒤 서로 폭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도 A씨의 시나리오였다. 경찰은 C씨의 진술에 의구심을 품고 차량 블랙박스, 통화내역, 폐쇄회로(CC)TV 등 자료 분석과 증거 수집을 통해 배후에 있던 A씨 범행을 밝혀 내고 체포해 구속했다. 경찰은 A씨의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또 다른 범죄나 피해자가 있는지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여수=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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