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와 적개심 탓에 미국사회 또 상처 입었다"
경찰 "용의자가 남긴 성명... 미친 인간의 일기"
미국 플로리다주(州)에서 26일(현지시간) 발생한 흑인 혐오 총격 사건에 대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리는 백인우월주의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2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마트에 가는 흑인 가족이나 학교에 가는 흑인 학생들이 총에 맞을까 두려워하는 나라에서 사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증오가 있을 곳은 없으며, 침묵은 공모”라면서 백인우월주의를 성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총격 사건이 흑인인권운동가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나에겐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명연설과 함께 주도했던 ‘워싱턴 대행진’의 60주년 기념 행사 당일(26일)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증오로 가득 찬 적개심 때문에 발생한 총기 폭력에 미국 사회는 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동기에 대해선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만, 법 집행 기관은 이 사건을 잠재적 증오 범죄 및 폭력적 극단주의 행위로 보고 있다”며 “연방 차원의 민권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미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한 할인 매장에서는 20대 백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흑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총격 당시 나치 문양(스와스티카)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새겨진 반자동 소총을 소지했던 용의자는 남성 2명과 여성 1명을 살해한 후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이날 사망한 용의자 신원에 대해 “21세 남성 라이언 팰미터”라고 발표했다. 경찰 조사 결과, 팰미터는 부모와 언론, 법 집행기관에 흑인 혐오를 구체적으로 담은 성명서를 여러 차례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경찰은 “솔직히 미친 인간의 일기”라고 평가했다. 팰미터는 2017년 관련법에 따라 정신 건강 문제로 72시간 구금된 바 있으나, 총기 구입 자체는 신원조회 등을 거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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