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이 인터넷서 만나 극단 선택 잇따라
고위험군 대상 심리 상담, 복지 강화 등 필요
일면식도 없는 관계인데도 함께 모여 극단 선택을 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극단 선택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와 지원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27일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정오쯤 경기 성남 한 공유민박집(도시민박업)에서 30·40대 남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전날 저녁 투숙했으며, 일부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민박집 업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모르는 사이로 추정된다. 어떤 경로로 만나 모였는지 조사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말했다.
6월 16일 경기 남양주에서도 고교생과 성인 등 3명이 집단적으로 극단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딸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고교생 가족 신고를 받고 휴대폰 위치 추적에 나서 재개발지역의 빈집에서 사망자들을 찾아냈다. 이들은 사는 지역도 다르고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알려졌다.
6월 18일 강원도 강릉, 5월 8일과 15일 경기 광주와 경북 김천에서도 성인 여러 명이 차량 안에서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모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뒤 특정 장소에 모여 극단 선택을 한 사례다.
비극이 되풀이되는 걸 막으려면 온라인 유해 정보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국회에선 극단 선택 유발 정보를 불법촬영물 등에 포함해 즉각 삭제에 이어 접속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보다 근본적으론 경제적 취약계층을 비롯한 극단 선택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 상담과 복지 서비스 강화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 시급하다. 권용실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온라인상 제재도 필요하지만 벼랑 끝으로 내몰린 이들이 쉽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 개선, 지원 시스템 구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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